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목매 자살 - 수재학생들 가르치기 벅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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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압박감으로 잇따라 자살한데 이어 교수가 자신의 실력을 비관,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오후3시쯤 대전시유성구전민동 엑스포아파트 105동1304호 朴진석(36.전기전자공학과)교수 집에서 朴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 宋모(32)씨가 발견했다.

宋씨에 따르면 지난 7일 대전으로 이사온 뒤 서울 친정집에 갔다가 이날 오후 집에 와 보니 남편이 안방 출입문 모서리에 허리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朴씨가 지난달 26일부터 KAIST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개강을 앞두고“수재인 학생들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朴씨의 몸에 외상이 없고 식탁위에'일찍이 그만두는게 나아,가르칠게 걱정이야,하지 말자'라는 문구가 적힌 쪽지가 놓여 있는 점으로 미뤄 朴씨가 KAIST 교수 생활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한편 지난해 3월 만15세의 나이로 KAIST에 최연소 입학해 화제를 모았던 학사과정 3학년 휴학생 李모(19)군이 학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비관,투신자살하는등 95년부터 학생 4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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