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개화산 복원- 강서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김포공항에서 나와 88올림픽대로 쪽으로 접어드는 개화인터체인지 부근에 보이는 높이 1백31의 자그마한 산.

바로 강서구방화2동의 개화산이다.멀리서 보면 산허리 세군데가 높이 5~20 정도,폭 20~40 정도로 보기 흉하게 푹 패어 있는 것이 보인다.

마을토박이들의 증언에 의하면 일제가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과 함께 한강하구에서 서울의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개화산의 정맥을 훼손한 것.

일제에 의해 수난을 겪었던 이 개화산이 제모습을 찾게 된다.

강서구가 3천여만원의 구 예산을 들여'개화산 정맥복원사업'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달중 설계작업이 끝나는대로 4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6월중이면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부분이 잣나무 1백50그루와 흙.옹벽.산돌로 메워질 계획이다.

주민 이문호(李文浩.65.강서구개화동)씨는“일제가 제1한강교를 건설할 때 한강 이남에서 신성한 산인 개화산의 정맥 세군데를 끊었다는 얘기를 마을 노인들이 종종 하신다”면서“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동네발전도 더뎠는데 지금이라도

복원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개화산 보존위원회 양승춘(梁承春.54)회장은“풍수지리학자들에 따르면 개화산은 풍수지리상 서울의 기를 보호하는 용(龍)의 역할을 해왔는데 용의 가슴.무릎.다리부분이 훼손됐다는 말을 들었다”면서“92년 개화산 정상에서 군 금속탐지기의

도움을 받아 일제가 박은 것으로 보이는 쇠말뚝 한개를 찾아낸 일도 있다”고 증언했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