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PC업계 LG는 IBM과 합작 대우,세진 인수 예측불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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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PC업계가 유례없는'지각 변동기'에 들어갔다.

지난해말 LG전자와 한국IBM이 합작,LG-IBM PC㈜란 PC 전문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된 PC시장의 변화가 올들어 가속화되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에 거점을 뒀던 아프로만.세양정보통신등 대형 PC 유통업체들이 연쇄 도산하는 사태가 벌어진데 이어 급기야 대우통신이 국내 최대 PC 양판점인 세진컴퓨터랜드 직영에 나섰다.

이제 업계 판도는 삼성전자.LG-IBM.대우통신.현대전자등'빅4'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그 뒤를 뉴텍컴퓨터.현주컴퓨터등 중소 PC 제조업체와 외국 PC업체들이 따라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최신 기술의 최우선 상품화'를 강조한다.신기술을 재빠르게 상품에 적용,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삼보컴퓨터는 올해 내수시장 PC 판매량을 총 42만대로 잡고 있다.이를 위해 1백곳의 중형 대리점을 신설하는등 유통망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업계의 눈길은 지난해말 한국IBM과 LG전자 합작으로 출범한 LG-IBM PC의 행보(行步)에 단연 집중되고 있다.IBM의 세계적 이미지에 LG전자의 막강한 국내유통망이 합쳐져 가공할 잠재력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세진을 인수한 대우통신에 대해서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지난해 대우통신의 시장점유율은 6위에 불과했지만 이제 세진컴퓨터랜드를 인수함으로써 업계 2위인 삼보컴퓨터를 위협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기 때문이다.대우통신은 노트북PC 판매에

주력하고 세진은 계속 저가 할인 전략을 지속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는 외국업체들의 시장공략도 만만치 않을 전망.그동안 유독 한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점점 떨어지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던 외국업체들은 올해를'한국시장 탈환의 해'로 잡고 있다.한국컴팩컴퓨터.한국HP.한국팩커드벨NEC.한국에이서.엘

렉스컴퓨터등이 할인판매를 앞세워 대대적인 판촉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 애플사의 매킨토시 기종을 판매하는 엘렉스컴퓨터는 전국 6대도시에서 무료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초.중.고.대학교에'맥아카데미'를 설치하는등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윤 기자〉

<사진설명>

신제품들이 일제히 선보인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한 소비자가

매장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PC를 살펴보고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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