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가로 전세사는 젊은부부 증가-95년 통계청 인구주택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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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통계청이 27일 발표한'95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를 보면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한국 사회가 빠른 속도로 선진국 구조를 닮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학력 인구가 늘어나고 농촌의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은 긍정적 측면이지만,이혼이나 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등은 달갑지 않은 단면이다.

특히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전세사는 30대미만 젊은 부부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새로운 특징이다.다음은 통계청 발표의 주요 내용.

◇6대 도시 인구 급증

인구 1백만명이 넘는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등 6대 도시의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년 47.6%에서 95년 47.8%로 높아졌다.인구의 도시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울산 인구가 96만7천명으로 5년새 41.8% 늘어 1백만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분당.일산등 신도시가 생기면서 서울 인구가 줄고는 있지만 경기.인천 인구가 늘어나는 바람에 수도권 인구 비중은 같은 기간 42.8%에서 45.3%로 더 높아졌다.

한편 전국 2백62개 시.군.구 가운데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동대문구(평방㎞당 2만9천2백75명)인 반면 가장 낮은 곳은 강원도인제군(평방㎞당 20명)이다.

◇유년(幼年)인구 급감

아이를 적게 낳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15세미만 인구의 비중이 85~95년 사이 29.9%에서 23%로 떨어졌다.

반면 65세이상 노년인구 비중은 같은 기간 4.3%에서 5.9%로 높아졌다.

유년인구가 줄어드는 속도가 노년인구가 늘어나는 것보다 훨씬 빨라 15~64세의 생산연령층이 먹여 살려야 할 부양인구 비율이 전반적으로는 떨어지고 있다.

◇남자 대전,여자는 제주도

15개 시.도의 성비(性比)를 보면 대전이 여자 1백명당 남자 1백2.2명(전국평균 1백.7명)으로 남자가 가장 많았다.

대전에 남자가 많은 것은 각종 공공시설이 대거 옮겨옴에 따라 가족과

떨어져 혼자지내는 40~50대 남성이 늘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반면 삼다도(三多島)인 제주도는 여자 1백명당 남자 97.2명으로

여자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40대이상 미혼 여성는다

전체 여성 가운데 40대이상 미혼의 비중이 90년 2.8%에서 95년 4.4%로

높아졌다.

남성의 경우도 40대이상 미혼 비중이 같은 기간 3.5%에서 5.6%로

올라갔다.평생 독신으로 지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고학력 인구 증가

초급대이상 졸업자가 90~95년 사이 전체 인구의 13.2%에서 19%로

늘었다.반면 중졸이하는 같은 기간 47.8%에서 39.3%로 줄었다.

◇독신가구 급증

90~95년 사이 독신가구가 1백2만1천가구에서 1백64만2천가구로 60.8%나

껑충 뛰었다.이에 따라 전체 가구중 독신가구의 비중도 같은 기간 9%에서

12.7%로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25~34세가 전체 독신가구의 27.7%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35~49세 17.6%▶60~69세 16.2%등 순으로 나타났다.

학력별로는 대졸이상 독신가구가 25만4천명으로 5년사이 2.6배로 늘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종교

총인구의 50.7%가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연령별로는 40대

후반의 종교인구 비율이 61.6%로 가장 높았다.

특히 40대 후반 여성은 66%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유형별로는 ▶불교

인구가 23.2%로 가장 많고▶개신교 19.7%▶천주교 6.6%등 순이다.

◇핵가족화 현상 심화

부모와 분가(分家)하는 젊은 부부가 늘면서 1세대만 사는 가구비중도 5년

사이 10.7%에서 12.7%로 늘어났다.특히 세대주가 70세이상인 부부 가구가

5년 사이 12만1천가구에서 21만2천가구로 75.2%나 늘었다.반면 할아버

지부터 손자까지 3세대가 같이 사는 가구의 비중은 같은 기간 12.2%에서

9.8%로 뚝 떨어졌다.

이에따라 핵가족 비중이 5년 사이 76%에서 79.8%로 높아졌다.

◇전세사는 젊은 부부 증가

부모와 따로 사는 젊은 부부가 늘면서 30세미만 세대주 가구 가운데

전세사는 가구 비중이 5년 사이 43.4%에서 51.2%로 높아졌다.

전체적으로는 자기 집에서 사는 가구와 전세 사는 가구의 비중은

높아지고 월세 비중은 낮아졌다.

◇농촌 집에도 수세식 화장실

농촌지역에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집의 비중이 5년새 14%에서 43.8%로

크게 높아졌다.따뜻한 물이 나오는 목욕시설이 있는 집의 비중도 같은

기간 14.2%에서 60.7%로 껑충 뛰었다.

◇단독주택이 줄고 있다

단독 비중이 90년 66%에서 95년 처음으로 절반아래(47.1%)로

떨어졌다.반면 아파트 비중은 같은 기간 22.7%에서 37.5%로 껑충

뛰었다.주택당 평균 연건평은 42.4평.

◇새로 지은 집 많다

전체 주택중 90년이후에 지어진 집이 39.5%로 가장 많다.다음은▶80년대

29.7%▶70년대 14.9%▶60년대 15.9%등이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49년 이전에 지어진 집도 14.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離農으로 빈집이 급증

이농(離農)과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남에 따라 빈 집이 36만5천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농촌지역에 사람이 살지 않는 단독주택은

10만채(9만9천채)나 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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