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김현철 의혹설 국회 폭로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회의 24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이름이 60여차례나 거론됐다.야당의원들이 면책특권을 무기로 현철씨에 대한 각종 의혹설(說)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친 때문이다.

여당측은“루머에 의한 이전투구식 공세”라며 DJ.JP의 한보연루설도 조사하라고 맞대응했으나 야권의 총공세를 희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민회의 채영석(蔡映錫.군산갑)의원은“국민들은 김현철씨가 크고 작은 인사.이권등 나랏일에 관여하지 않은게 없다고 말한다”며“全.盧씨의 아들도 이런 일은 없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蔡의원은 현철씨가 92년 대선때 한보로부터 6백억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이는 김대중(金大中)총재로부터 직접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임채정(林采正.서울노원을)의원은 金씨의 각종 인사.이권 개입설을 최고조로 올려놓았다.林의원은 현철씨의 경영연구회를 통한 재계관리.안기부채널.비선라인 의혹을 조목조목 제기하며“일개인이 안기부를 사권력화하는게 정상 국가에서 가능한 일이냐”고 따졌다.

林의원은 또 한보철강 설비도입과 관련,“현철씨가 2중계약서를 작성,그 차액을 외환은행으로부터 직접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설이 지배적”이라며 이는 한보철강 전직 임원에게 들었다고 추후 주장했다.의석이 술렁거렸다.金씨의 검찰조사도 도마위에 올랐다.

국민회의 조찬형(趙贊衡.남원)의원은“현철씨 책 1만여권이 한보창고에서 발견됐으면 유착관계의 수사단서가 충분하다”며“피의자 대신 고소인 조사는 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였다”고 고성을 질렀다.

趙의원은 또“이형구(李炯九)전산은총재가 청와대 고위층의 이름을 거론하자 검찰이 성급히 수사를 종결한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金대통령이 아버지로서 현철씨 문제를 처리하라는 촉구도 눈길을 끌었다.민주당 이부영(李富榮.서울강동갑)의원은“결사항전을 앞두고 아들 관창을 적진에 보내 희생시킨 품일장군,출전에 앞서 처자식을 베어버린 계백장군을 떠올리라”고 비유했다.

자민련 이인구(李麟求.대덕)의원은“장제스(蔣介石)총통은 맏며느리가 부정개입 의혹을 받자 개연성만 갖고 자결토록 했다”는 사례를 꺼냈다.조찬형의원은“읍참마속 차원이 아닌 읍참현철하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채근했다.

여당측은 물증이 뒷받침되지 않은 야권의 폭로태도를 강력 비판했다.이사철(李思哲.부천원미을)의원은“상습적으로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사회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는 어떻게 제재할 것이냐”며“한보자료 제출을 요구하다 권노갑(權魯甲)의원의 무

마로 유야무야시킨 국민회의 의원 4명은 누구냐”고 맞불을 놓았다.

답변에 나선 이수성(李壽成)총리는“나는 현철씨로부터 단 한건 청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전제한 뒤“의혹.소문을 근거로 특정인을 소환 조사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李총리는 또 현철씨의 안기부라인등과 관련,“그의 친분.사회관계는

전혀 아는게 없다”고 했다.

안우만(安又萬)법무장관은“현철씨의 검찰조사 결과 한보관련 범죄혐의는 없었다”고 답했다. 〈최훈 기자〉

<사진설명>

與 대정부질문 지침

국회 본회의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이 있었던 24일 여야의원 모두

정부측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질책을 쏟아놓자 신한국당 서청원

원내총무와 강삼재 사무총장이 본회의장 의석에서'야당식 표현 지양'등

소속의원들에게 내릴 지침을 협의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