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주요그룹 올 임원인사 분석-새 경향과 특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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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해 주요 그룹 인사는 당초 예상보다 승진폭이 컸고 그룹 최고 경영진까지 해외에 전진배치하는등 공격적인 인사가 두드러졌다.세대교체에 따른 최고경영진의 물갈이도 적지 않았다.신진대사에 따라 퇴직인원도 많았다.

◇공격적 인사=삼성이 사장단을 포함해 지난해(4백34명)보다 많은 4백50명의 임원을 승진시켜 공격적 인사를 주도했다.특히 사장단 승진자가 24명으로 지난해 10명보다 많았고 이사보에서 이사 승진자도 1백56명으로 지난해 56명보

다 세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광호(金光浩)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필곤(李弼坤)삼성물산 대표이사 부회장이 각각 미주본사와 중국본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전진 배치돼 해외본사 직접경영체제를 연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

진로가 사상 최대규모인 71명의 승진.전보를 단행했고 쌍용도 종전 3~4명에 불과했던 사장단 인사폭을 17명으로 늘렸다.

현대.LG.대우그룹등도 당초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예년 수준의 임원승진자를 냈다.현대가 3백69명,LG가 2백48명,대우가 2백58명의 임원이 승진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현대 24명,LG 88명,대우 92명이 각각

줄었으나 95년보다 오히려 증가한 수준이다.

◇기술.해외통 대약진=삼성이 특수분야 전문가 25명을 대거 승진발탁했다.대표적으로 국내 메모리반도체 개발주역인 삼성전자 진대제(陳大濟)사장이 87년 이사보 선임후 매년 한단계씩 뛰어올라 올해 대표로 올랐다.대우는 1백23명의 신규

임원(이사대우)중 23명을 해외 근무자로 선임해 해외통을 배려했다.

한화.쌍용등도 해외및 신규사업 임원,이공계 출신자의 승진기회를 높였다.

◇최고경영진 물갈이=현대는 이현태(李鉉泰)현대석유화학 회장.박재면(朴載冕)현대엔지니어링 회장등 원로 경영인들이 각각 해당사의 고문으로 물러났다.

삼성은 황학수(黃學壽)삼성카드 대표이사 부회장.황선두(黃善斗)삼성종합화학 사장.임동승(林東昇)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등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다.

LG는 박수환(朴秀煥)상사 사장.이정성(李鼎成)금속 사장.홍해준(洪海竣)엔지니어링 사장.최승락(崔承洛)투자신탁 사장등이 고문 또는 해외연수자로 빠졌다.

쌍용도 박두하(朴斗河)쌍용 USA회장등 원로급들이 고문으로 선임돼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물갈이 차원은 아니지만 지난해말 두산이 박용곤(朴容昆)에서 박용오(朴容旿)체제,성우가 정순영(鄭順永)에서 정몽선(鄭夢善)체제,올해초 한라가 정인영(鄭仁永)에서 정몽원(鄭夢元)체제로 전환한 것도 대표적인 그룹총수들의 세대교체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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