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온 열차 승객 10여명뿐-여전히 긴장감도는 북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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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황장엽(黃長燁)북한 노동당비서가 망명을 요청한 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베이징(北京)의 한국대사관 영사부 건물주변은 18일 북한측이 전날“비겁한 자들은 갈테면 가라”는 식의 성명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북한 감시

조가 철수,긴장감이 한 단계 낮아지긴 했으나 분위기는 여전히 차갑다.

…영사부 주변은 북한 외교부의 이 성명발표와 함께 북한 감시조가 철수하면서 평정을 찾는듯 했으나 18일 오후 4시30분쯤 앰뷸런스 한대가 영사부 문으로 들어가자 일순간 긴장된 분위기.

이 앰뷸런스는 영사부 안에서 약 10분간 머무른 뒤 다시 빈 차로 나옴으로써 黃비서의 건강체크를 위해 영사부에 들어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오전10시11분쯤 베이징역에 도착한 평양발 열차에는 평소 승객들로 꽉 차던 것과 달리 10여명의 승객만이 도착해 黃비서 망명사건 이후의 북.중간 긴장된 분위기를 반영했다.한 승객은 黃비서 망명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게 정말이냐”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평양을 방문하고 귀국했다는 한 중국인 승객은“이번 김정일 생일 때는 평소와 다르게 약간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베이징 국제구락부 2층에서 18일 오후3시45분 열린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는 한국기자를 비롯,로이터.AFP.CNN등 3백여명의 기자들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날 브리핑장에는 북한 조선통신사 기자도 1명 눈에 띄었으나 시종일관 질문은 하지 않은채 브리핑을 경청.

…중국공안당국은 북한측이 전날 오후부터 감시조를 철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영사부는 물론 대사관 주위에 특경(特警)소속의 장갑차를 배치하는등 경계를 강화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공안당국은 또 북한의 한국인에 대

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자 매주 일요일 베이징'21세기 호텔'에서 정기적으로 예배를 보던 한국인 교회모임에 이번 주부터 이를 중지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동북3성에서 활약중인 북한 특수요원들이 베이징으로 집결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운항이 중단된 옌지(延吉)~베이징간 항공노선은 17일 운항을 재개했다.

…그동안 영사업무를 완전 중단했던 영사부측은 비자업무등을 오는 25일부터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따라 그동안 비자등을 발급받지 못해 큰 고통을 받았던 중국동포.유학생등의 비자신청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 [베이징=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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