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여성회관 요리교실 아버지들 몰려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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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양파와 마늘 다진 것을 넣고 뚜껑을 닫으세요.아니,소금을 그렇게 많이 뿌리면 어떡해요.”12일 오후8시 서울송파구잠실본동 잠실여성회관.요리전문가 崔숙희(40)씨의 질책을 받으면서도박삼석(朴三錫.30.서울송파구잠실동)씨는 본인이 만들어가는 김치찌개가 신기한듯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이곳은 송파구가 이달부터 문을 연.무료 아버지 요리교실'.부인 송인자(宋仁子.26)씨를 위해 휴일엔 맛있는 요리를 선사하려는 朴씨 외에도 40여명의 아버지들이 수업에 몰입하고 있다 .2시간동안 진행되는 강좌는 접시를 떨어뜨리는등 실수와 해프닝이 가득한 웃음잔치.수업이 끝나면 모두 이구동성으로“우리 마누라가 이렇게 고생하는줄 몰랐다”고 말한다.미혼자 3명을 포함,20대부터 70대까지 고루 어우러진 이들 요리 아 빠들이 털어놓는 참가이유도 다양하다. “40년동안 밥을 얻어먹었으면 이제 보답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라는 최고령자 배계진(70.서울송파구풍납동)씨로부터“아내요리솜씨가 내 입맛에 안 맞아서”“맞벌이 부부의 비애를 아시나요”“멋진 아빠가 되고 싶어서”까지 구구절절하다.구 청측은 4개월 동안 양파까기부터 고급 요리까지 모두 마스터할 수 있도록수업을 압축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수요일반은 오후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토요일반은 오후2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되며 4개월 과정이 끝나기전 2차 수강생을 모집한다.
*〈이상복 기자〉 .아버지요리교실'에서 수강생이 요리하는 법을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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