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사건 佛개방에 불행한 전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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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우의 톰슨 멀티미디어(TMM)인수 불발사태는 외국인 투자를유입하려는 프랑스의 개방정책에서 불행한 전례가 될 것이라고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가 11일 비판했다.
르몽드는 이날.대우-톰슨사건의 교훈'이라는 기사에서“프랑스는프랑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과거 10년전보다 네배나 늘어나면서 국제적 신뢰도를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우에의 TMM매각 방침을 철회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프랑스가 한번 다짐한 교역과 투자등 미시경제적 분야에서의 국제적 약속을 이처럼 쉽게 철회한다면 프랑스정부가 취하고 있는 통화정책을 비롯한 거시경제적 정책에서도 다른 나라에 믿음을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프랑스인들은 대우가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TMM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정반대”라며“대우-톰슨의 결합은 균형된 국제투자라는 관점에서 하나의 전형(典型)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르몽드는“대우등 다국적 기업이 프랑스에 투자하는 이유는 저임금과 고용의 탄력성이 아니라 높은 임금을 무릅쓰면서 미래의 잠재력과 강한 생산력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프랑스 소비자에게도 이득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세계무역기구(WTO)의 96년도 연례보고서를 인용,외국인 투자와 국내 임금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대우의 TMM 인수는 오히려 TMM이 아시아로 해외 이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었다”고 밝혔다.
르몽드는“유럽은 단일시장의 덕택으로 몇년동안 외국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으나 국제투자는 앞으로 아시아의 거대한 시장에 더 쏠릴 것이며 이는 신뢰도가 떨어진 프랑스의 거시경제적 정책에도불안을 던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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