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아동.정상아 눈썰매타기 현장 학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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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처음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인상을 써 무섭기만 했는데 서로밀어주고 끌어주다보니 저와 똑같은 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달 28일 오후2시30분 서울성북구장위동 드림랜드 눈썰매장. 한국뇌성마비복지회(회장 金學默)가 마련한.뇌성마비 아동들과 눈썰매타기 현장학습'에 참가한 사은경(9.광덕초등교3)양은 자신의 짝인 정신지체아 장혁재(8.하안남초등교1)군과 함께 눈썰매를 타면서 시간가는줄 몰랐다. 이날 행사에는 일반학교에 다니는 복지회 소속 뇌성마비 아동 15명과 광명사회복지관 소속 정신지체 아동 14명,일반 아동 28명등 모두 57명이 참가했다. 또 이들이 안전하게 눈썰매 타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고등학생.대학생 자원봉사 자 14명도 함께 참석했다. 현재 복지회의 후원자는 5천여명.20여년전 복지회 첫 출범때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숫자다. 28일 오전11시.역시 얼굴을 처음 마주한 뇌성마비 아동들과일반 아동들이 짝을 이뤘다.고사리 눈길들이 마주치더니 곧 친구가 됐다.색연필.크레파스등 기념품을 교환하고 오후2시 행사가 시작되자 신나게 눈썰매를 지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꼬마들이 곧 친구가 되는 것을 보니 아주 즐겁습니다.저도 처음엔 뇌성마비 아동들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는데 이젠 웬만큼 알아들을 수 있어요.” 아동들의 눈썰매 행사를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金균(19.재현고3)군은“어머니의 권유로 처음 나섰는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고 말했다. 복지회는 현재 노원구로 이전한 이후 이 자원봉사 현장학습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매년 에버랜드 학습을 마련,초등학생들을 비롯해 중.고생등 7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토록 하고 있다. 〈신준봉 기자〉<사진설명> 자원봉사자의 등에 엎혀 눈썰매장 슬로프를 올라가는 장애아의 얼굴에서 그늘진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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