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쟁점>안양.군포.의왕시 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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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중복투자를 막고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통합하자.”“아니다.특색있는 자족도시로 만들자.” 안양.군포.의왕등 3개시 통합문제가 이 지역 최대 쟁점이 되고있다. 이 문제는 그동안 지역 상공인이나 역대 안양시장등 일부층을 중심으로 거론되다 물밑으로 사그라들곤 했으나 지난해 10월 통합추진위원회가 본격 구성되고 금년들어 통합홍보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나붙으면서 지역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3일부터는 산본신도시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통합추진을 반박하는 내용의 전단이 배포되기 시작했다. 이에맞서 안양지역 사회단체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邊源信.63)는 이튿날 즉각 임시회의를 소집,대책을 논의하고 앞으로의 추진방향등을 설정했다. 통추위는 이날 오는 29일까지 통합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물 5만장을 제작,다음달부터 배포하고 공신력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결과를 근거로 분위기조성운동을 한다는 전략까지 세웠다. 그동안 3개시 통합문제는 관선단체장때부터 심심찮게 거론돼 왔으며 지난 94년에는 안양상공회의소가 두차례에 걸쳐 정부와 경기도등에 건의한 바 있으나 결론없이 끝난 뒤 꼬리를 감췄다. 그러던중 현 이석용(李奭鎔)안양시장이 95년 6월 민선시장 출마때와 취임식 자리에서“3개시를 통합,웅시(雄市)를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고개들기 시작했다. 이에 공감한 3개시 시민 6백여명은 지난해말 안양시와는 별도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부위원장.감사직도 1명씩 지역별로 분담,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특히 통추위는 이달초 시계등 주요 지점에.3개시 통합으로 지역발전 앞당기자'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본격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3개시는 73년까지도 같은 시흥군이었고 세무서.전화국.우체국등 각종 공공기관과 6월 개장하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안양에 있는등 안양생활권이란 점을 통합의 당위성으로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또 관악.청계.모락.수리산으로 둘러싸인 하나의 분지점인데다 안양천이 3개시에 걸쳐 흐르는등 자연적 여건이 동일하고 특히 3개시가 한 도시계획구역으로 묶여있는 점등을 지적하며통합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시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반대시민들은 아직까지 통합저지대책위원회등 일원화된 창구를 구성하지 않았지만 상당수 시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군포.의왕시장등 공직자들 역시 사실상 통합을 적극 반대하면서도 지역여론등을 의식,통합추진에 맞서는 표면적 행동은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관련,의왕시의회는 지난해 10월부터 4~5차례에 걸쳐“통합시 추진은 안양시장의 선거공약이며 통추위 역시 李시장의 사주를 받고있어 객관성이 결여됐다”며 통합반대 목청을 높이고 있다. 군포시의회도 지난해 10월 통합반대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군포시는 이미 대부분의 주민편의시설과 행정타운이 고르게 갖춰져 있어 자족도시로 발전시키고 의왕시는 주변녹지를 최대한 이용해 넉넉하게 산림이 우거진 녹지도시로 성장시켜야 한다는것이다. 이재권(李載權.56)군포시의회의장은“군포가 안양시로 편입돼 더부살이를 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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