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바이오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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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바이오의 전성시대’가 다시 오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조작 파문 이후 잦아들었던 바이오 열기가 증권가를 다시 데우고 있다. 작은 벤처기업밖에 없었던 시장에 대형사가 상장을 추진하는 게 계기가 됐다. 2005년 셀트리온이 우회 상장하면서 바이오 기업 시가총액 1000억원 시대를 연 바 있다. 최근엔 차병원 계열의 차바이오텍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디오스텍을 인수합병하는 형식으로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25일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주가 급등했다. 차바이오텍 지분을 가진 위즈정보기술과 디오스텍 2대 주주인 테이크시스템즈는 상한가까지 뛰었다.


여기다 SK·LG그룹에 이어 삼성그룹도 바이오·헬스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삼성은 지난 8월 산하 6개 병원과 연구소를 통합해 삼성헬스케어그룹을 따로 설립한 바 있다. SK그룹 역시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의 합작도 나왔다. 지난 5월 맺은 한미약품과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전략적 제휴가 대표적이다. 벤처기업은 연구자금과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제약사는 신약 개발 성과를 나눠가질 수 있는 ‘윈윈’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적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기업에 주로 투자해 온 노바티스펀드가 한국 투자계획을 잇따라 내놓은 것도 호재다. 대우증권 권재현 연구원은 “황우석 사태 이후 바이오 거품이 꺼지면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며 “2009년은 국내 바이오산업 부흥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바이오산업은 기대수익률도 높지만 위험도 크다. 미국 제약협회는 신약 개발이 성공하기까지 평균 13년의 시간과 13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성공 확률은 0.01%에 불과하다. 그만큼 뚫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한화증권 정효진 연구원은 “바이오주는 워낙 불확실성이 커 주가 전망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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