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중국에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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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의 아시아.태평양본부와 연구.개발(R&D)센터가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의 IBM이 아태본부를 중국 상하이에 신설하기로 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도 싱가포르 아태본부를 상하이로 이전할 뜻을 밝혔다. 상하이에는 올 1분기에 8개사가 지역본부를 신설했다.

R&D센터 예정지로 한국과 중국을 저울질했던 올림푸스도 중국으로 기울고 있다. 중국의 시장잠재력이 엄청난 데다 중국 정부가 출입국 비자,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중국행이 유력해진 것이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20일 "본사 소속의 R&D센터를 중국에 설립하는 대신 한국법인 산하에 별도의 연구소를 만드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아시아 총괄사장을 겸임하는 방일석 올림푸스 한국사장이 한국에 R&D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지역 외에 지점을 두지 않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정용품 업체 홈디포도 중국 진출 의사를 밝혔다.

밥 나델리 홈디포 회장은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폭발적인 시장잠재력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아시아에 진출할 만한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와 선전에 물류사무소를 개설해 "시장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GM은 1993년 이래 아태본부를 뒀던 싱가포르를 떠나 중국행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GM과 중국 상하이기차의 합작법인이 올해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28만대 판매를 예상하는 등 시장 규모로 볼 때 상하이로 옮기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IBM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소프트웨어 및 기업서비스 부문을 총괄할 제2아태지역본부를 하반기 중 상하이에 신설한다.

상하이 사무소의 인원이 IBM 일본법인과 같은 규모인 1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정보기술(IT)업계는 전했다.

KOTRA 상하이무역관 측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바이엘.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12개 다국적기업이 지역본부를 상하이로 이전한 데 이어 올해도 중국행이 잇따르는 것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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