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싱크탱크지구촌97>4.東아시아 경제 활력 되찾을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동아시아 경제는 지난해 반도체.컴퓨터등 하이테크 분야의 세계적인 재고조정으로 수출둔화와 감속성장을 경험했다.아시아 경제는수출,특히 미국의 시장상황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지난해 미국은 탄탄한 경제성장률을 보였지만 수입증가율은 오히려 둔화됐다.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아시아로서는 수출둔화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메모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싱가포르는 95년을 고비로 개인용컴퓨터 붐이 한풀 꺾임에 따라 수출증가에 브레이크가 걸렸다.중국이 과열경기 진정을 위한 호흡조절에 들어가면서 대(對)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홍콩.대만의 수출증가율도 한자 릿수로 떨어졌다. 반면 동남아국가연합(ASEAN)4개국(말레이시아.태국.
인도네시아.필리핀)의 경기감속은 소프트랜딩으로 부르는게 적당할것같다.이곳은 그동안 외국자본의 급속한 진출에 따른 경기과열로인플레 압력과 경상수지 악화에 직면했다.이들로서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폭으로 감소하고 금융긴축을 단행한 96년이 또한번의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평가될 수 있다.
올해 ASEAN이 그동안 문제가 돼온 사회간접자본(인프라)의확충과 공공투자에 주력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또 경기과열로 고민하던 중국.베트남이 물가의 고삐를 잡은 것도 인상적이다. 반면 지난해를 끝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모두 1만달러가넘는 선진국으로 진입한 한국.대만등 신흥공업국(NIEs)들은 수출부진을 폭발하는 내수로 메웠다.
한국은.과소비'가 문제가 됐고 대만.홍콩.싱가포르도 극도로 부진한 수출과는 아랑곳 없이 소비가 과열로 치달았다.
올해 동아시아 지역은 7월의 홍콩반환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중국.대만의 긴장,한반도 사태가 뇌관으로 남아 있다.그러나 홍콩의 주가.지가(地價)폭등에서 보듯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가 당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전반적인 그림을 그려보면 97년 동아시아 경제는 견실한 안정성장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보인다.수출회복과 내수신장.물가안정을 바탕으로 평균 7.8%의 실질경제성장은 무난할 것으로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의 시장상황과 엔화환율 변화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더이상 엔화약세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예상대로 올해 하반기에 반도체 과잉공급이 해소될 경우 수출증가율은 무난히 10%를 웃돌고 경제성장률도 6 .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도쿄=이철호 특파원]***일본 아시아 경제硏*** 아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가의 정치.경제에 관한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일본의 아시아진출 첨병으로 불린다.이론보다는 현지언어와 현지정보에 정통한 연구가들이 발로 수집한 1차 정보의 신뢰성이 매우 높다.60년에 설립,2백55명의 인원에 지난해 예산은 53억8천만엔(약3백90억원).영문표기가.개발도상국 연구소'로 바뀌었듯이 최근 연구범위를 아시아에서 남미.아프리카등 세계전역의 개발도상국가로 넓혀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