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한 대작의 ‘친절한’ 버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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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 10면

오페라 ‘돈 카를로’
오페라의 거장 주세페 베르디의 ‘돈 카를로’가 27일(목)부터 30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평일·토요일 오후 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 서울시오페라단 ‘베르디 빅 5’ 시리즈의 하나로, 이미 ‘리골레토’ ‘가면무도회’ ‘라 트라비아타’가 공연됐다.

원작은 프리드리히 실러의 희곡으로 16세기 에스파냐의 필리포 2세가 아들 돈 카를로의 약혼녀 엘리자베타를 새 왕비로 맞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묵직한 분위기로 재탄생한 오페라는 돈 카를로만 테너이고 필리포 2세 등 나머지 주요 인물은 모두 바리톤과 베이스일 정도로 남성적 저음이 주도한다. 대형 합창단과 무용단도 동원돼 장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작이다.

이번 공연은 특히 난해한 현대적 연출을 지양한 정통 오페라 연출로 ‘친절한’ 오페라를 표방하며, 배경인 에스파냐 궁전 등을 촬영해 와 상영하는 해설의 시간도 곁들인다. 사랑과 질투, 우정과 갈등, 그리고 정치적 음모와 종교적 암투라는 역사를 배경으로, 다섯 주인공은 막이 내릴 때까지 인생이 그들의 어깨에 올려놓은 고통의 짐을 덜지 못한다. 아니, 그들은 죽을 때에야 비로소 그것을 벗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기에 더욱 비극적이다. 사진은 1993년 서울시오페라단의 예술의전당 공연 장면. 문의 1544-1887

서울튜티체임버오케스트라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1998년 목관과 피아노 중심의 앙상블에서 출발한 뒤 현악기까지 가세해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진용을 갖춘 ‘서울튜티앙상블’ 창단 20주년 기념공연이 11월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소규모 교향곡이지만 지휘자를 필요로 하는 공연에서는 ‘서울튜티체임버오케스트라’, 앙상블 공연에서는 ‘서울튜티앙상블’이라는 이름으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립교향악단ㆍKBS교향악단ㆍ서울시향ㆍ코리안심포니 단원을 역임한 피아니스트 이옥희(한국음악협회 수석 부이사장)씨가 창단 이후 줄곧 음악감독을 맡아오고 있다. 이씨는 서울대, 프랑크푸르트 음대, 쾰른 음대 등에서 수학했으며 2006년부터 2년에 걸쳐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의 희롱 K522’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K466’ ‘교향곡 제40번 K550’ 등 모차르트의 작품만으로 프로그램을 꾸몄다. 정치용(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씨가 지휘봉을 잡고 이옥희씨가 협연한다. 문의 02-547-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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