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주목받는인물>6.아웅산 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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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말 대규모의 대학생 반정부시위가 벌어진 미얀마에 과연.
민주화의 봄'이 올 것인가.미얀마.민주화의 꽃'아웅산 수지(52)여사의 향후 움직임은 최근 빠른 경제성장을 보여온 동남아시아에.경제발전이 민주화와 갖는 함수관계'면에서 특 히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수지 여사는 지난 6일자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보낸 기고에서“중요한 도전의 해가 밝았다.미얀마의 민주화는 노력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군사정부와의 정면대결 의지를 천명했다.
올해 그녀의 행보와 미얀마 정국의 움직임은 미얀마의 동남아국가연합(ASEAN)가입여부와 깊은 관련이 있다.미얀마 군사정부는 올해 ASEAN 정식가입을 실현시켜 국내인권을 탄압한다는 서구의 비난을 막고 외국의 투자도 끌어들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ASEAN 7개 회원국은 지난해 12월 원칙적으로 미얀마의 가입에 합의했으나 가입시기에 대해선 유보해둔 상태다.회원국들은 미얀마의 가입을 둘러싸고 두편으로 나뉘어 있다.필리핀과 태국은 미얀마의 인권상황을 문제삼으며 조기 가입에 반 대하고 있으나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는 조속히 미얀마를 끌어안자는 입장이다.
미얀마 정부는 ASEAN 가입과 관련,인권문제가 계속 들먹여질 경우 유화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으며,국민민주동맹(NLD)을 이끌고 있는 수지 여사는 조기 가입이 예상될 경우 국내외로항거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물론 이에 대응해 미얀마군사정부는 올들어 관변단체 지원강화등 국민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어 앞으로 미얀마에서 어떤 돌발수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각국의 관심은 미얀마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이 올들어 한층 활발해질 경우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인도네시아등과 연대해 동남아에 민주화 바람을 몰고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특히 인도네시아 반정부운동을 이끌고 있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수지 여사처럼 독립영웅 수카르노의 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대다수의 관측통들은 미얀마의 민주화물결이 결국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차는 있어도 인도네시아등 동남아 국가들에.민주화 도미노'현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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