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의혹 멀로니 前캐나다총리 정부사과로 명예훼손소송 취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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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캐나다인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캐나다정부와 브라이언 멀로니(사진)전 캐나다총리의 법정대결이 불발에 그쳤다.
6일 재판이 시작되기 직전 양측간에 극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합의내용은 캐나다정부가 멀로니에게 사과하고 멀로니가 그동안 쓴 소송비용 전액을 지불한다는 것.캐나다정부가 완전 굴복한 셈이다.
송사(訟事)의 발단은 지난 95년 캐나다정부가 84년부터 93년까지 총리를 지낸 멀로니를 수사하기 시작한데서 비롯됐다.
당시 캐나다정부는 멀로니가 현직총리였을 때인 88년 에어버스A-320기종 34대를 도입하면서 5백만달러(약 42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3개 스위스은행에 관련계좌 동결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면서.이 조사 는 전직총리의범죄행위에 관련된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 편지는 곧바로 한 언론에 공개됐고 멀로니는“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발끈해 전직총리로서는 캐나다 역사상 처음으로 소송을 걸면서 보상청구금액으로 캐나다 사법사상 최고금액인 3천6백50만달러(약 3백3억원)나 요구했다.
재판의 초점은 문제의 서한을 언론에 흘린 장본인이 누구냐는데있었다. 캐나다정부측은 멀로니가 형사소추를 면하기 위해 미리.
물타기'작전을 쓴 것이라고 의심했으나 결국.범인'을 가려내지 못한채 엄청난 액수의 소송을 제기한 멀로니 앞에 무릎꿇고 말았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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