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미광식품 형제사장 갓구운빵 이웃 나누기 7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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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빵 몇개 주는게 무엇이 대단하다고 신문에납니까.조그만 일을 가지고 생색내기 싫습니다.” 갓 구운 빵으로 7년째 불우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전남화순군화순읍 미광식품의 김용주(金容柱.51)사장은 끝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동생인 김용철(金容哲.44)전무에게 보도를 사양한다는 말을 남긴채 자리를 피했다.
종업원 70명을 두고 로즈베이커리라는 상표로 빵을 생산하는 金사장이.몇개'라고 표현한 빵은 매주 2천여개.빵이 제공되는 곳은 오갈데 없는 노인 80여명이 사는 광주시동구학동 천혜경로원등 광주.화순의 10개 사회복지시설.90년초부터 일부 보육원을 시작으로 고아.무의탁노인.장애인들에게 일곱햇동안 거르지 않고 직원을 시켜 매주 1~3회씩 빵상자를 보내고 있다.
유통기한이 가까워 어차피 폐기해야 할 빵으로 선심쓰는 것도 아니다.동생 金전무는“실수로 당일 만든게 아니라 하루라도 지난것을 보내거나 배달을 빠뜨리는 날에는 불호령이 떨어진다”고 말했다.유아원.경로원에는 카스텔라등 부드러워 소화 가 잘 되는 빵들을 보내고 한 제품을 계속 먹어 물리지 않도록 종류를 수시로 바꿔주는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수년간 빵을 받아온 사회복지시설 사람 가운데도 金사장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없다.감사의뜻을 전하기 위해 초청하면.맛있게 먹었으면 그만'이라며 모습을드러내지 않고 직접 찾아가겠다고 해도 극구 사양하기 때문이다.
천혜경로원의 강은수(姜恩秀.54)원장은“한 두 해도 아닌 여러 해동안 여러 곳에 좋은 일을 하면서도 표내지 않는,보기 드문 사람”이라며“노인들이 빵을 먹을 때마다 그 사람 얼굴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하곤 한다”고 밝혔다.독실한 기 독교인인 金사장은 재정난으로 운영이 어려운 화순지역 농촌교회등에도 남몰래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 종업원은 귀띔한다.
〈화순=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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