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지금은 자산 방어가 우선 … 국채, 우량 회사채 눈여겨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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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국채나 우량등급 회사채를 눈여겨 보라.”

금융위기가 실물로까지 번지며 위기가 위기를 낳고 있다. ‘재테크’보다는 오히려 ‘재산 방어’가 절실한 시점이다. 시중 자금은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만 몰리고 있다. 하지만 예금 금리는 하루가 다르게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공의철 하나은행 PB사업부 팀장이 권하는 대안은 채권이다.

전 세계로 번진 금융위기는 파생상품을 고리로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어 단기간에 풀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 때문에 공 팀장은 “국채 등 안전한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최근 전 세계 중앙은행은 앞다퉈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 돈을 풀어 경기가 식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것이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의 가치는 오른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이후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낮췄다. 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도 예상된다. 공 팀장은 “10년 만기 국고채를 갖고 있던 투자자라면 한 달 동안에 5%가량 가격이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성만 따진다면 국채가 최고다. 하지만 공 팀장은 “우량 회사채나 은행채에도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한다. 금융위기로 채권 투자자금이 주로 안전한 국채에 몰리면서 회사채 시장은 현재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태다. 3년만기 국채와 회사채(AA- 등급)의 금리 차는 올 초 1.2%포인트에서 3.5%포인트로까지 벌어졌다. 신용경색으로 기업들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공 팀장은 “예전에 비해 우리 기업의 재무구조는 상당히 튼튼해진 상태”라며 “우량기업의 채권이라면 투자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단 그는 “회사채에 투자할 때도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앞으로 경기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어질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다.

국채에도 변수가 있다. 그는 “국채는 외국인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어 국가신용도에 따라 가격이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자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정부가 앞으로 경기부양의 재원을 마련하려면 국채 발행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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