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지하철 사고위험 크다-대체인력 운전미숙 안전점검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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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지하철공사노조 파업으로 운행 지연등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있는 가운데 기관사로 투입된 대체기관사들의 운전이 미숙한데다 안전교육마저 충분치 않아 사고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운행된 차량이 군자차량기지에 입고되지 않아 중간점검을 받지 못한채 운행돼 고장등 안전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시민들을불안케 하고 있다.
28일 오후2시39분쯤 지하철 4호선 남태령역과 선바위역 중간지점 터널 안에서 안산 방면으로 향하던 서울지하철공사 소속 S4437호 전동차(기관사 정준필.51)가 고장으로 멈춰섰다.
사고는 전동차 전류공급 방식을 교류(AC)에서 직 류(DC)로바꿔줘야 하는 지점인데도 대체기관사인 정씨가 이같은 사실을 몰라 전환스위치를 조작하지 않아 비상제동 장치가 작동되면서 일어났다. 지하철공사가 운영하는 전철은 교류를 사용하고 철도청이 운행하는 전철은 직류를 사용하는데 사고지점은 잠시 전류가 끊기고 달리던 관성으로 전동차가 움직이는 동안 전류공급 방식을 전환해야 하는 사(死)구간인데도 이 구간의 전동차 운행에 미숙한정씨의 실수로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정씨는 원래 차량기지에서 전동차를 꺼내주는 경력직원이지만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지하철 정상운행을 위해 긴급 배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사고로 전동차에 타고 있던 퇴근길 1천여명의 승객이 한시간 가량 차량 안에 갖혀 불안에 떨다 운행이 재개된 뒤 선바위역 역무실에 몰려가 환불과 경위설명을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서울시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전철 운행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퇴직기관사 3백50여명을 대체기관사로 임시 고용하고 있으나 시간부족으로 기본적인 안전교육만 실시한 실정이다. 지하철공사에 따르면 군자기지에서 일일점검을 받도록 돼있는 1,2호선 8백80량 모두가 농성노조원들의 점검및 운행방해를 우려,27일부터 점검없이 운행되고 있다.
일일점검은 전동차의 볼트 잠김상태등 30여가지의 사고위험성을사전에 점검하는 것으로 전동차 안전운행을 위한 기본사항이다.
더구나 대체기관사들은 인원부족으로 하루 1백92㎞를 8시간여에 걸쳐 운행할 수밖에 없어 기관사 과로등으로 인한 사고위험성까지 우려되고 있다.이와관련,지하철노조 김명섭(金明燮.39)승무지부장은“현재의 대체인력은 사흘 이상 현장에 투 입할 경우 근무피로도가 최고도에 달하고 비상시 작동요령도 익숙지 않아 위험성은 아주 높다”고 말했다.

<최형규.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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