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굴다리 行旅者들 人權선언-무료식당 설치등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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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성탄절인 25일 오전11시 서울동대문구전농동 속칭 쌍굴다리에선 노숙하며 얻어먹는 행려자 3백여명이.길거리 성탄 예배'를 드려 눈길을 끌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캐럴을 부르는 이들에게 오랜만에 웃음꽃이피었다.떠들썩하게 서로 별명을 부르며 그동안 안부를 묻기도 한다.이들은 대부분.짱구'.엉망이'등 별명으로 통하지만“신원이 확실한 사람”이라며 이름대신 주민번호로 인사를 대신하는 이도 있다. 쌍굴다리는 사회봉사단체들이 소위 걸인들과 무의탁 노인들에게 늘상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장소로 예수가 배고픈 이들을 위해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기적을 보였다는 성경의 오병이어(五餠二魚)를 따.오병이어 거리'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예배도 다일공동체(대표 崔一道목사)등 사회봉사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다.
이들은“거리에서 죽어가는 행려자들이 해마다 2천여명에 이르고있지만 생활보호대상 혜택마저 받지 못하는 등 국가의 복지정책이나 국민으로서 기본권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무료식당설치등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인권선언 서를 낭독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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