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정기예금 실질금리 마이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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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만기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최초로 연 3%대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18일부터 현행 연 4.0%에서 3.8%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국민은행은 또 1년 미만의 정기예금 금리는 0.1%포인트씩 낮춰 3개월짜리는 연 3.4%로, 6개월짜리는 연 3.5%로 각각 인하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1년 이상 정기예금도 0.2%포인트씩 인하해, 2년짜리 정기예금과 3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연 4.0%와 4.2%로 조정했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나머지 은행들도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여 마이너스 실질금리 시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예금의 명목금리가 3.8%로 떨어짐에 따라 세금(0.627%)과 물가상승률(1분기 평균 3.3%)을 뺀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0.127%를 기록하게 됐다.

국민은행이 이번에 금리인하를 결정하게 된 것은 시장 실세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4일 연중 최저치인 4.39%를 기록했다.

국내 금리가 이처럼 하락세를 보이는 데 반해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실세금리는 오르고 있다. 게다가 각국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3일 연 4.85%를 기록해 1개월 전에 비해 1.25%포인트 올랐다.

LG투자증권 성철현 채권팀장은 "미국은 경기 회복세가 완연한 데 따라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지만, 국내 금리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중소기업의 연체율 상승, 자금수요의 감소 등으로 인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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