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미디어 정치시대 온다-달라질 大選 풍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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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97년12월.TV화면에서는 옅은 화장을 한 DJ가 노련한 화술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외친다.물론 JP일 수도 있다.감색정장을 말쑥히 차려입은 신한국당 Q후보는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세대교체와 21세기 비전을 줄곧 이슈로 제기한다.TV 토론 직후일제히 전화 지지율조사에 나선 각당의 희비가 교차한다.' 내년대선(大選)의 풍경이 이처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여야의 제도개선협상 결과 대선의.게임 룰'을 규정할 선거법.방송법등에 적잖은 변화가 왔기 때문이다.
큰 흐름은 인쇄홍보물 시대에서 본격적인 미디어 정치시대로의 전환이다.방송법에의 구체적 명기여부를 둘러싸고 마지막 난관에 봉착했지만 여야는 2회의 공영방송 TV토론을 실시하자는 큰 줄기에 합의한 상태다.실제 실시되기까지는 진통을 겪 겠지만 실시될 경우 선거운동양상이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TV를 통한 후보자들의 방송광고도 현재 10회에서 50회로 늘어 홍수를 이루게 됐다.싱가포르 현지촬영으로 환경에만 초점을 맞춘.그린DJ'광고,백두산정상에 혼자 오르며.통일염원'을 이미지화한 신한국당 Q후보의 깜짝CF등 다양한 섹션별 TV광고가 등장할 게 틀림없다.TV광고비용은 전액 국고부담으로 한다는데 여야가 의견접근을 보았다.
후보자.지지연설원의 방송연설(TV.라디오)횟수도 5회에서 7회(20분 이내)로 늘어난다.하고 싶은 말은 웬만큼 다 할 수있게 됐다.
반면 인쇄홍보물은 찬밥신세다.유급운동원외에 자원봉사자는 명함형 소형인쇄물을 돌릴 수 없게 돼 명 함구경이 어렵게 됐다.후보자의 자필서신도 사라져 버렸다.신문광고는 후보자당 1백50회로 현상유지됐으나 전액 국고보조를 요구하는 야당에 여당측은“사실상의 정치자금 증액 요구”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법개정에 따른 선거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조짐이다.방송사에 대한 시청자의 반론보도청구권이 야권 요구로 신설됐다.비무장지대 사건보도등 모든 선거에서 단골쟁점인 매스미디어의 공정성과 관련해 야권이 이를.전가의 보도'로 휘두르지 않겠느냐 고 여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야권이 마지막까지 요구중인 방송위 상근위원 1명 할애,검찰총장의 국회출석을 가정하면 보도의공정성,선거법 위반처리의 시비 가리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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