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머니姓 따르는 자녀 급증-脫北者가족에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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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에서는 어머니의 성(姓)을 따르는 자녀가 늘고 있다.탈북자나 이혼부부가 많기 때문이다.
귀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탈북자나 정치범의 가족을 무조건 지방으로 내쫓거나 수용소로 보낼 경우 「적대세력」이 양산될 것을 우려,최근에는 이들을 조건부로 포용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이는 그만큼 탈북자나 정치사상범 숫자가 많 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한데 탈북가족을 정치적으로 비판하고 이혼등을 통해 가족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연좌」를 면할 수 있는 주요한 조건중하나. 이같은 점을 이용,일부 탈북 기도자나 사회적으로 문제를일으킨 사람은 남은 가족에게 피해를 안주려고 이혼절차를 밟는 경우도 있고,아예 자녀들의 성까지 부인 성을 따르게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 귀순자는 『가족들과는 함께 탈북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남은 가족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탈북전 일부러 이혼을 했다』며 『그래서 어머니의 성을 따른 아이들과 아내가 별탈 없이지낸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날로 늘어나는 합의이혼에 따른 어머니 성 취득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외교부 순회대사로 북한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간 경수로공급협정 서명자인 허종(許鐘)의 경우가 알려진 대표적사례. 전부총리 최창익(崔昌益)과 당비서.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지낸 허정숙(許貞淑) 사이에 태어난 허종은 아버지가 반당종파분자로 몰려 숙청되자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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