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기지국·안테나도 ‘친환경’ 디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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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뉴타운 아파트 단지에 SKT가 설치한 ‘친환경’ 기지국과 안테나. 옥상에 설치된 기지국은 환풍기 형태로, 가로등에 달린 안테나는 스피커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설부터 단말기 생태계, 직원 업무에 이르는 전 분야를 대상으로 ‘그린IT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우선 친환경 기지국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딱딱한 분위기로 주변 미관을 해치던 철탑 형태의 기지국이 시계탑·소나무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기지국 주변에 나무를 심거나 원통형 환기구 모양의 기지국도 설치한다. SK텔레콤은 특히 생태보호구역이나 야생동물 서식지에는 기지국을 구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소유주와 협의▶지역 주민 의견▶생태계 및 주변지역 경관 영향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항수 SK텔레콤 상무는 “그럼에도 친환경 기지국 수는 아직 전체의 5%로 미흡한 수준이다. 그래서 새로 세워지는 차세대 이동통신의 기지국은 모두 친환경 스타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으로 운용되는 기지국도 단계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중고폰 및 폐휴대폰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의 서정원 상무는 “중고폰이 적절한 폐기 및 재활용 처리 없이 마구 버려지면 직접적인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단말기에 납·카드뮴 등 유해물질도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캠페인을 통해 회수된 중고폰 중 83%를 중국·러시아 등 해외로 수출했고, 나머지는 재활용 업체에 보내 매각 처리했다.

사무실 환경도 저탄소 환경 체제로 변신 중이다. SK텔레콤은 본사 건물을 중심으로 전력 절감이나 냉방기 효율 확대, 저전력 통신 네트워크 구축 등 기본적인 에너지 절약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 지켜야 할 친환경 지침을 전 직원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이 지침의 내용은 화장실에까지 내걸렸다. 이에 따르면 난방을 1도 낮추거나 전원 플러그를 절반만 뽑아도 각각 연간 231㎏과 65㎏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또 승용차 5부제에 참여하면 연간 589㎏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한다. 이 회사의 강현성 매니저는 “‘소가 하루에 280L의 메탄 가스를 방출하니, 육류 소비를 가능한 한 피하자’는 내용도 있다. 직원들 사이에 육류 소비에 신경을 쓰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소개했다. SK텔레콤은 ‘공정무역(Fair Trade) 커피’를 이용하자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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