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신>드라마 세트장이 있는 완도- 청해진을 호령하러 떠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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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이제는 세계적인 골프 선수가 된 최경주의 고향, 그러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고 또 올라가면 해상왕 장보고가 태어난 곳. 1200년 세월 동안 묻혀 있다가 1990년대 완도와 장도에서 유적이 발견된 것을 계기로 ‘완도-장보고’는 하나의 짝패가 되었다. 거기다 몇 해 전 장보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KBS 드라마 <해신>이 방영되면서 완도는 그야말로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 완도 <해신> 세트장은 2005년도에만 관광객 500만 명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인 이익으로 치면 약 1600억 원의 수익을 올려 지역경제를 일구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2007년에는 제12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서 문화관광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도 있다. 말 그대로 완도는 <해신> 세트장 덕분에 ‘제 2의 청해진 시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완도군이 50여억 원을 들여 지은 <해신> 세트장은 군외면 볼목리와 완도읍 대신리 두 군데에 세워졌다. 군외면 불목리에는 당나라 해안 지대에 모여 살던 신라인들의 신라방 세트가 있으며, 완도읍 대신리 바닷가 앞 소세포에는 당시 장보고의 주 무대였던 청해진 세트가 들어서 있다.

우선 내륙에 있는 신라방 세트를 살펴보자. 신라방 세트는 산 속에 위치한 탓에, 주차장에서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가벼운 산책을 생각 한다면 맑은 공기가 반갑게 느껴질 정도의 거리다. 세트장을 들어서면 중국의 건물들이 우선 눈에 띈다. 길 가운데에는 조그마한 천이 흐르는데, 중국식 나무 나룻배가 천 사이를 지나고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풍경이 오버랩될 만큼 장관을 이룬다. 신라군의 본영 및 객사 외에도 여러 민가들과 중국인들의 거리, 무역품을 거래하던 곳이자 상인들의 숙소인 설평 상단 및 이도형 상단 등 40여동의 기와집이 있으며 당나라의 각종 풍물들을 전시해 놓았다. 완도 외에 속초 대조영 세트에도 중국의 당나라 세트가 있는데, 규모로 봐서는 속초에 있는 드라마 세트가 훨씬 크지만 정교함과 완성도의 측면에선 이곳 세트장이 한 수 위로 느껴졌다.

신라방세트장


청해진 세트는 우리나라 바닷가에 세워진 최초의 사극 세트장이다. 지금은 문화관광부에 관광지로 등록이 되어 있다. 이곳은 소세포라는 지역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체적으로 활모양의 아담한 포구의 모양을 하고 있다. 1만 6천 평 부지에 선착장뿐만 아니라, 한옥 및 초가집 저잣거리, 군영막사, 망루 등의 건물이 하나의 포구 마을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건물들 또한 디테일이 살아 있어 당시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청해진(淸海鎭)이라는 이름은 바다를 깨끗이 한다는 뜻으로 당시 신라인을 잡아가 노예로 팔던 해적들을 소탕하여 국제무역의 새로운 길을 연다는 장보고의 의지와 야망을 담고 있다. 장보고의 본영에 서서 먼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같은 바다를 바라보았을 그의 심정이 어렴풋이 느껴지기도 한다. 장보고가 활동한 실제의 청해진이었던 장좌리도 이곳에서 10여분 떨어진 곳에 있다. 세트장과 연계해서 관광을 하면 그 느낌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완도 동쪽의 장좌리 앞 바다에서 180m쯤 떨어진 바닷가에 전복을 엎어놓은 듯 둥글넓적하게 떠있는 섬 '장도'(일명 장군섬)는 장보고가 본부로 삼았던 사적 제 308호의 청해진 유적지가 있다. 장고 인근에는 얼마 전에 개관한 장보고 기념관도 있다. 청해진의 유적과 유물뿐만 아니라 장보고가 해상 무역을 할 때 썼을 것으로 추정 되는 무역선도 복원해 놓았다. 다양한 전시관을 통한 학습으로 1200년 전 동북아를 주름잡던 완도를 새롭게 경험 할 수 있을 것이다.

청해진세트장

체험학습장

<해신(海神)> 드라마세트장을 찾아 가는 방법은 두 가지로 완도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완도 해안 도로를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불목리 신라방 → 청해진 유적지, 장보고 기념관→ 완도항 → 구계등 몽돌해안→ 어촌 민속 박물관 → 소세포 해신 촬영장→완도수목원 순서로 들르게 된다. 드라이브 코스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그 반대로 동선을 잡을 것. 소세포의 해신 촬영장을 먼저 보고 싶으면 삼거리에서 우회전 해 해안 도로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된다. 이곳에서의 숙식은 완도항 여객선터미널 주변에서 해결하면 된다. 항구 주변으로 깨끗한 모텔과 싱싱한 활어회를 맛볼 수 있는 횟집 등 관광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완도군청 문화관광과 061)550‐5224 인터넷http://tour.wando.go.kr/

워크홀릭 담당기자 설은영 e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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