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시장 삼국지 전면전-진로.조선등 협공으로 OB위치 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OB.진로.조선맥주등 주류 3사간의 술전쟁이 각사의 사활을 건 전면전(全面戰)으로 확산되고 있다.
종전에는 맥주.소주.양주등 품목별 국지전(局地戰)을 벌였으나지금은 5조원(맥주 3조원,소주 1조5백억원,양주 9천5백억원)의 시장을 놓고 전품목에 걸쳐,그것도 전선을 세분화해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진로는 현재 17%인 맥주시장 점유율을 내년까지 2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아래 겨울철 맥주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새로 나올 신제품은 일반 맥주인 기존 「카스」와 달리 고급맥주로서 OB의 「카프리」와 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양주부문에서는 지난달초 출시한 「칼튼힐」로 OB가 패스포트와 썸싱스페셜로 90%이상 차지하고 있는 스탠더드급 시장(4천5백억원)을 공략하는 한편 「임페리얼」로 프리미엄급 시장(5천억원 규모)에서 딤플(조선맥주).윈저(OB)를 제어하겠다는 것이다. 소주에서는 고급소주인 「참나무통 맑은 소주」로 일반소주인 두산경월 그린소주의 상승세를 둔화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진로의 이같은 전방위 공세로 가장 위협을 느끼고 있는 곳은 OB. 맥주의 경우 94,95년 연속적자로 증시에서 2부 종목으로 떨어진데다 올 상반기 또한 7백억원이 넘는 적자(추정치)때문에 배수진을 치고 총력방어전에 나서고 있다.
OB는 영업조직을 재정비하는 한편 OB라거.카프리.생맥주로 맥주시장을 다변화하고 양주는 수입 완제품인 시바스리갈로 딤플.
임페리얼에 대응키로 하고 대대적인 판촉공세를 펼치고 있다.
증시루머로 OB의 자금악화설이 돌기도 했으나 그룹측에서는 근거없는 악성루머로 일축하고 진로.조선맥주를 반격한다.
그동안 수도권지역에서 다소 밀렸으나 집중포화로 만회하겠다고 벼른다. 한편 조선맥주는 「하이트」로 맥주시장의 우위를 지키면서 새 시장인 양주를 계속 공략한다는 전략이나 진로가 새로 내놓을 고급맥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조선맥주 관계자는 『일반맥주인 하이트의 돌풍으로 1위 자리에올랐으나 진로와 OB가 고급맥주로 맞바람을 일으킬 경우 올해 소주시장에서 보해가 김삿갓을 내놓은 후 각사가 돌아가면서 고급제품을 출시,고급 소주시장 바람을 일으킨 것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책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봄 홍천공장이 완공되는대로 맥주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갈 수 있는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맥주는 98년 소주시장 완전개방에 맞춰 맥주.양주에 이어 소주생산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맥주는 2년전 모 지방 소주사를 인수하려 했다가 막판에 인수대상 업체가 계약을 파기하는 바람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때문에 조선맥주의 소주시장 참여는 시간문제로 보는 것이 업계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진로.조선맥주의 협공으로 OB가 어려운 위치에 있으나 양주뿐 아니라 맥주.소주도 일반과 고급으로 소비자를세분화하고 있고 싸움이 언제.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진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