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수지일대 위장전입 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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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경기도용인시수지읍 삼성4차아파트에 사는 李모(35.회사원)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자신의 우편함에 전혀 모르는 사람 명의의 우편물이 매일같이 넣어져 있는 것이다.처음에는 잘못 배달된 우편물인줄 알고 그냥지나쳤는데 2개월째 끊이질 않고 계속됐다.
읍사무소에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한 결과 실제 거주하지도 않은 2명의 낯선 이름이 자신의 아파트에 감쪽같이 등재돼 있는 것이다.李씨는 담당 공무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이를 말소조치토록요청했다.
인근 이웃주민 4~5명도 비슷한 사례를 겪는등 최근 수지읍 일대에 이같은 주민등록 위장전입이 성행하고 있다.
내년초로 예정된 6천7백여가구의 수지2지구 아파트를 분양받기위해 서울과 수도권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이곳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만 위장으로 전입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지역에 3개월이상 주민등록이 돼있어야 지역 우선순위로 분양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위장전입으로 발각될 경우 3백만원이하의 벌금이나 3년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고 주민등록도 말소된다.
수지지구는 분당신도시와 바로 인접해 있는데다 서울강남지역 직장인들이 출퇴근할 수 있을 만큼 교통이 편리,관심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분양가격이 평당 2백50만원선에 이를 것으로 보여 3백50만원을 넘는 서울지역에 비해 싸 수도권 최대의 청약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李씨와 같은 사례는 물론 친지등 아는 사람의 주소지로주민등록을 위장전입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수지읍사무소 관계자는 『하루평균 40건에 불과하던 전입건수가9월이후 50건이상으로 크게 늘고 있다』며 『자신도 모르게 이전돼 있는 주민등록에 대해서는 말소를 요청하는 사례도 한달에 4~5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수지읍 주민등록상 거주인구도 매달 늘고 있어 지난1월 4만9천2백9명이던 것이 10월말 현재 5만4천5백17명으로 10.8%나 증가했다.
27만3천평의 택지에 조성되는 수지2지구 아파트는 주공.극동건설.프라임산업.신안건설.성지건설등이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가 99년말께 입주예정이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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