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한국의역군들>17.신경섭.권원태 기상청 박사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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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기상청 신경섭(申慶燮.43.기상개발관).권원태(權琬台.41.
기상연구관)박사 부부는 「뜬 구름 잡는 일」이 본업이다.시시각각 변덕을 부리는 기상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나아가 정확히예보까지 해보이겠다고 매달리는 것이 일견 허황돼 보일 때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기상예보라는게 「1+1=2」처럼 딱 떨어질 수 없는 거지요.그저 미래의 실제 상황에 얼마나 근접하게 예보를 낼 수있느냐가 관건이 아니겠어요.』 단기예보 기술향상이 주업무인 남편 申박사의 말이다.
『기상이나 주가(株價)나 서로 비슷한 측면이 있어요.하루 이틀 장세변화를 정확히 읽어내기 어려워도 장기적으로 보면 뚜렷한경향같은게 있지요.장차 과학적으로 이같은 큰 추세를 정확히 읽어내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장기 예보가 전공인 아내 權박사는 수개월 혹은 1~2년 단위로 보면 기상에도꼭 주가와 같은 흐름이 있다고 설명한다.
申박사는 몇분 혹은 몇초 단위로도 변할 수 있는 단기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슈퍼컴」을 끼고 산다.예보에 고려해야할요소들이 너무 많은데 이를 순간 순간 손으로 계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申박사가 「슈퍼컴」등을 이용해 기상의 「나무」를 본다면,權박사는 기상의 「숲」을 보고 있다.
날씨를 수개월 혹은 수년이상의 단위로 보면 바닷물의 온도나 이산화탄소의 증가같은 요소가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데 이런 장기간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온실효과를 만들어 냅니다.19세기 산업혁명이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요.이런 변화는 세계 각지에서 전에 볼 수 없었던 기상이변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權박사는 이같은 기상의 「숲」이야기를,남편 申박사는 반대로 「나무」얘기를 서로에게 들려준다.申박사는 『얘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며 『언젠가는 둘이 논문을 공동으로 써볼 작정』이라고 말한다.
가위 찰떡 「기상궁합」이라 할 이들의 만남이 시작된 것은 지난 79년.당시 서울대 기상학과에 복학생이었던 申박사가 같은 학과 대학원생이었던 權박사에게 프로포즈하면서부터다.이후 둘은 함께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어배나샘페인)에서 석사를 ,텍사스 A&M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기상청에 몸담게 됐다.
〈김창엽 기자〉 과학한국의 역군들은 이번회를 마지막으로 종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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