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초대시조-낚시를 하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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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강심에 발을담그고 줄을던져 기다린다 날아오는 입질들이 연잎처럼 반짝이고 저물녘 물소리조차 바닥으로 갈앉는다 건져올린 고기보다 내집념은 더무겁고 세상을 잊어살던 부처님 미소처럼 엊저녁쌓아둔근심이 무너져서 흐른다 대를저어 그어보는 널따란 포물선이잘못찍은 내인생의 좌표인양 희한하고 건지다 놓치는고기들 후회많은 인생오십 다시대를 가늠하며 여울앞에 줄을푸니 적막한 순간너머 깃을접는 산그림자 고단히 젖은옷으로 내가여기 왔구나 ***시작노트***시조가정형시라면 소리내어 읽어서 소리 리듬이규칙적이어야 하고,민족의 고유한 정서가 바탕되어야 한다.그런데요즈음 시조의 이런속성을 어기고 있는 작품들이 자주 보인다.
내 작품이 고루하다고 할는지 몰라도 나만이라도 정형시다운 시조를 쓰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약력*** .1945년 경남산청서 태어남 .부산대 국문과졸업,동대학원수료(문학박사) .네권의 시조집,네권의 이론서 출간 .현 부산대 인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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