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경기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유료화 추진에 시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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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광주시 서구 염주동 월드컵경기장의 일부 주차시설이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임대된 뒤 시와 사업자 측이 입장료 징수를 추진하고 있어 동호인을 비롯한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3월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월드컵경기장 남측 주차장 일부를 인라인 스케이트장과 카트장으로 전환시겼다.

입찰 결과 연간 임대료 2억3200만원을 써 낸 도시종합개발㈜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업체는 펜스 설치 등 시설공사를 마치고 다음달부터 1인당 300~4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광주시도 인라인 스케이트장은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상해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해야 하는 만큼 최소한의 비용은 수혜자가 부담해야 한다며 입장료 유료화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은 시민들의 레저 공간으로 각광받는데다 광주시내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이용되고 있어 갑작스런 유료화 추진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회사원 이정호(28)씨는 "이미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개방돼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상황에서 임대 수익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유료화를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장료 징수를 반대하고 있다.

인라인스케이트 동호인 박순영(33)주부도 "광주시가 그렇잖아도 부족한 시민 휴식공간을 줄이면서까지 수익사업에 매달려 아쉽다"며 "유료화 추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동호인들은 최근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서 유료화 반대 집회를 가진 데 이어 시청 앞에서도 시위를 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체육시설 관련법상 부대시설 사용시에 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며 "안전요원 배치 등 시민 안전을 위해 최소한의 입장료 징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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