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시각장애 대학생 덕유산 등정기 영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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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개는 사람을 따르고 보호하는 충직함을 지녔다.낮에는 주인의 말동무가 됐고,밤이면 집을 지켰다.위험에 빠진 주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마당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요즘 개들이 설 땅도 줄어들고 있지만 주인의 어려움을 살피는 개들의 본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앞이 안보이는 사람들의 「눈」역할을 하는 맹인안내견(盲人案內犬)들에는 특히 그렇다.
27일 오전11시50분 KBS-2TV 『회전목마』에서는 시각장애인 최대환씨와 그의 맹인안내견(이하 안내견)웅대의 얘기가 소개된다.현재 경희대 2학년인 최씨는 군입대 후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었다.우연히 삼성맹인안내견학교 얘기를 듣고 안내견을 신청한 그에게 어느날 행운이 찾아왔다.친구가 되고 눈이 돼줄 웅대를 소개받은 것.한달간 안내견 훈련소에서 함께 목욕하고 개의대변을 치우는등의 훈련을 받은 최씨는 지난 8월30일부터 웅대와 하루일과를 함께 하고 있다.버스 도 같이 타며.
웅대의 도움으로 시력을 되찾은 것처럼 자신감을 얻은 최씨는 고등학교 때 올라본 덕유산 향적봉(1천6백14)을 웅대와 함께오르는 모험을 감행했다.도시에서 훈련된 개가 산으로 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무리였지만 조금 더 빨리 웅대와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과 안내견의 능력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다는 최씨의 소망은 결국 이들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덕유산으로 이끌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맹인안내견학교에서 있은 최씨의 훈련과정과 덕유산을 오르는 최씨의 산행길이 밀도있게 소개된다.현재 국내에 있는 안내견은 12마리.시각장애인 수와 비교할 수 없는숫자다. 그래서 양희은.이홍렬.이성미.주병진등 뜻있는 연예인들이 안내견 사주기 행사를 연말에 벌일 예정이다.2년전부터 안내견보급 운동을 펴고 있는 삼성안내견학교는 앞으로 매년 4~6명의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을 줄 계획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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