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업계 백화점세일 不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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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제화업체들이 백화점에 대해 반기(反旗)를 들고 나섰다.이제까지 백화점 정기 바겐세일에 빠짐없이 참가했던 전례를 깨고 이번에는 불참키로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상품권으로 백화점 세일때 구두를 사려고 기다렸던 소비자들로부터 문의와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강제화.엘칸토.에스콰이아등 제화3사는 롯데.신세계등 백화점측의 강력한 세일 참여요구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음달 중순에 있을 자체행사등을 이유로 백화점 가을 정기세일행사(18~27일)에 불참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일 불참배경에 대해 『제화업체들이 상품권 남발과 할인관행으로 스스로 가격질서를 무너뜨려 수지구조가 악화된데다 백화점에 내는 수수료(판매금액의 20%안팎)를 물고 대규모 판촉을 하면 남는게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제화업체들이 자체매장에서 판매하면 최소한 수수료는 안내기 때문에 세일때와 같은 대량판매를 굳이 백화점에 이익 챙겨주면서 팔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 추석때 거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1천8백억원대의구두상품권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로부터 각 백화점.제화업체등에 하루에도 수십통씩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시중에서 구두상품권을 보통 20% 할인해 구입한후 세일기간을 이용한 20%정도의 추가할인으로 소비자값보다 총 40%이상을 깎아 사는게 관례처럼 돼 있기 때문에이번에도 당연히 세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헛 걸음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다급해진 롯데.신세계등 대형백화점들은 자사(自社)카드를소지한 고객에 대해서는 손해를 감수하며 구두상품에 대해 20%의 특별세일을 해주는 긴급대책에 나서기까지 했다.백화점들은 이기간중 각 구두매장에 대한 자체 수수료분 이익 을 울며겨자먹기로 포기할 뿐만 아니라 제비용을 빼면 2%안팎의 실질적인 손실까지 감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의 관계자는 『전체 매출 가운데 구두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손님이 가장 붐비는 1층매장의 경우 25%가이들과 관련된 고객』이라며 『특히 추석때 거래된 구두상품권을 소지한 고객을 간접적으로 유인하는데 큰 차질을 빚고있다』고 말했다. 구두시장은 연간 1조5천억원(95년 기준)규모로 이 가운데 70%정도가 상품권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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