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암살범 안두희씨 피살소식접한 각계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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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백범(白凡) 김구(金九)선생 암살범 안두희(安斗熙)씨 피살 사건이 전해지자 각계에서는 큰 충격속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많은 사람들은 특히 安씨의 사망으로 민족 지도자 암살의 배후등 현대사의 중요한 한 부분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채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으며 일부에서는 테러의 악순환을 걱정하기도 했다.
▶신복룡(申福龍.건국대 정치학과 교수)씨=테러는 감정의 표현일 뿐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 일로 일종의 사료 인멸이다.이번 테러가 설령 우국충정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너무 단순하고 지혜롭지 못한 행동으로 지하에 계신 김구선생도 결코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김구선생의 죽음에 대해 말할 사람이 영원히 없어졌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서중석(徐仲錫.성균관대 국사학과 교수)씨=당시 사건은 극우반공체제속에서 이뤄졌으며 安씨 자신도 이승만(李承晩)정권시절,4.19,5.16,문민정부등 역사가 바뀔 때마다 한 인간으로서영욕의 세월을 살아온 우리나라 비극의 축소판 이었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다.安씨가 김구선생 암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았지만 알고 있는 진실이나마 진작에 털어놓았다면 이런 불행한 죽음을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진실을 밝히도록 압력을 가했어야 옳다.
▶김창국(金昌國.참여와 시민연대 공동대표.변호사)씨=법치국가에서 비록 동기가 선하다 하더라도 테러에 의한 살인은 정당화될수 없다.김구선생 암살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정부가 진작에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런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이 일은 법적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마땅히 정부가 했어야할 일이다.
▶장충식(張忠植.김구선생기념사업회장)씨=安씨가 민족지도자 암살과정에서 거역할 수 없는 명령에 굴복했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동정심도 든다.그러나 安씨가 심경변화를 일으켜 백범선생이나 민족앞에 참회와 사죄하는 차원에서 있는 그대로를 밝 히기를 기다렸는데 그의 죽음으로 더이상 진실을 알 수 없게 돼 안타깝다.
▶이시형(李時炯.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 부장)씨=중풍.실어증으로 사경을 헤매는 80세 노인을 폭행으로 응징한 것은 인륜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다.
한편 백범선생 아들인 김신(金信.74)씨는 23일 지병 악화로 자택에서 외부인과의 접촉을 끊고 요양중이었으며 손자 김진(金振.47.사업)씨는 『역사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安씨가 숨지게 돼 안타깝기는 하나 이번 사건을 계 기로 할아버지 테러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진.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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