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아들의 성공 스토리가 서울이 아닌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사연인 즉 이렇다. 자수성가한 한국전자 나회장은 하나뿐인 아들 나민국(김재원 분.(中))이 도무지 철들 기미가 없자 베이징에 갖다 버리다시피 두고 온다. 중국말 한마디 할 줄 모르는 '날라리'가 돈도 없고 '빽'도 없이 베이징에서 고생고생하며 진정한 사랑과 성공을 일궈낸다는 게 '북경 내사랑'의 주된 내용이다.
최초의 한.중 합작 드라마인 이 작품은 맛보기 정도가 아니라 전체 촬영의 80%를 베이징에서 했다. 게다가 쑨페이페이(孫菲菲.(右))나 궈샤오둥(郭小冬) 등 중국 배우들까지 주연으로 등장한다.
'북경 내사랑'의 이교육 PD는 "말썽꾸러기를 중국에 떨어뜨리면 뭔가 다른 얘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합작 드라마가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내용과 화면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질적인 두 문화가 만나서 한 작품을 만들다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중국 공안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등 양국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숱한 대본 수정작업이 이뤄졌다. 첫 방영 전 모든 촬영을 마치는, 완전 사전 전작제이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작가가 촬영 현장에서 급하게 새 아이디어를 짜내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스태프뿐 아니라 배우들도 고생이 많았다. 언어 장벽은 기본이려니와 촬영 중 발발한 사스 때문에 오랫동안 호텔에서 발이 묶여 발만 동동 구르기도 했다.
김재원은 "두 달이면 중국 촬영이 끝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6개월이나 걸렸다. 그 과정에서 '이 작품을 왜 했나'후회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드라마 성패를 떠나 만족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다음달 CC-TV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