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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마이클 잭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80년대초 마이클 잭슨이 『스릴러』『빌리 진』『비트 잇』등 일련의 노래로 세계의 팝계를 완전 석권했을 때 미국의 한 저명한 심리학자는 그 인기의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다.우선 50년대「로큰롤의 황제」였던 엘비스 프레슬리와의 비교가 흥미롭다.프레슬리가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라면 잭슨은 피터팬이라는 것이다.곧 프레슬리에 대한 인기의 배경이 「환희와 열광」인데 비해 잭슨에 대한 인기의 배경은 「환상」 그 자체라는 얘기다.
묘하게도 잭슨은 94년5월 프레슬리의 외동딸이며 상속녀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와 도미니카에서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렸다.그때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두개의 쇼 비즈니스 재산이 하나로합쳐졌다』고 입을 모았다.하지만 그들은 20개 월도 채우지 못하고 갈라섰다.한 음악평론가는 『그들의 결혼은 예상치 못했지만이혼은 예상했던 일』이라 평했다.「환희와 열광」은 「환상」과는조화를 이룰 수 없다는 뜻일까.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의 목소리,그리고 흑인도 백인도 아닌중간색의 얼굴같은 특징 역시 잭슨을 「환상적인 가수」로 올려놓는데 한몫 거들었다고 볼 수 있다.중성의 목소리나 어중간한 얼굴색은 남녀의 성(性)과 인종의 벽을 허무는 역 할로 비쳐지기때문이다.미국의 연예계에서는 이것을 「모호성」이라고 부른다.잭슨을 비롯해 보이 조지.프린스.조지 마이클.마돈나 등이 모두 「모호성의 스타」들이다.
그러나 음악외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인기의 배경은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의 신분상승 욕구에 대한 대리만족일것이다.빈민층의 아들들이었던 비틀스나 트럭운전사였던 프레슬리처럼 잭슨도 째지게 가난한 크레인운전사의 아홉남매 중 일곱째 아들로 태어났다.그가 세계 최고의 가수로 군림하면서 어마어마한 재산과 폭발적 인기를 모은 것은 그 자체가 이미 환상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있어 마이클 잭슨은 과연 무엇일까.신분상승 욕구에 대한 대리만족일 수 있을까.그건 아닐 것이다.세계최고의 가수가 한국에 와서 국내 최대규모의 공연을 갖는 것일 따름이다.장관(壯觀)을 구경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 만 호들갑을 떨 일은 분명 아니다.그의 수중에 들어갈 돈을 생각하면 부가가치도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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