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안보리 추가조치에 中 동조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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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유엔안보리 추가조치가 가시화되면서 중국이 곤혹스런 입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한.미 양국은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안보리 의장성명 또는 결 의안 채택에중국이 동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북한은 대남(對南)보복을 공개리에 다짐하면서 대북(對北)제재 움직임에 중국이 반대해 주길 바라고 있다.
중국은 명분으로 볼 때 한국측 요구를 거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북한제재안에 선뜻 동의할 수도 없는 처지다.
중국은 잠수함 침투사건 발생 후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소집,사태 분석과 함께 향후 중국이 취할 입장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하지만 북한이 무슨 의도로 돌발적 행동을 했는지에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중국측 관계 자들은 전했다. 또 대북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채택과 관련,『안보리 추가조치를 원치 않지만 굳이 채택을 요구한다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역시 무조건 북한편을 드는데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탕자쉔(唐家璇)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정종욱(鄭鍾旭) 주중(駐中)대사와의 면담에서 『사태가 악화되지않도록 관련 당사국들이 대국적 견지에서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되풀이한 것도 곤혹스런 입장을 대변 하고 있다.
중국측은 특히 『이번 잠수함 사건은 모종의 시나리오가 배후에도사리고 있는 사건』이라는 한국측 주장에 대해서도 『돌발적 사건이 아니겠느냐』는 모호한 태도다.그렇다고 『정상훈련중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다 좌초했다』는 북한측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 눈치다.그러나 북한의 돌발적인 행동에 당혹감을 느끼면서 짜증스런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는 것이 중국측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중국은 특히 블라디보스토크 한국영사 피살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커지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이미 중국에서 안승운(安承運)목사 강제납북이라는 선례가 있고 최근 옌볜(延邊)지역내 북한인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 다.
따라서 옌볜지역 공안당국이 북한요원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등내부적으론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고위 당국자는 『구체적 징후가 발견되면 중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당국이 대 북 경고등과 같은조치를 강구중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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