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등어 너무 많이 잡혀 사료나 미끼용으로 전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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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고등어가 천덕꾸러기 신세다.너무 많이 잡히는 탓이다.
때문에 대부분 식탁에 오르지 못하고 사료용이나 미끼용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올들어 엄청나게 잡히는 고등어 대부분이 상품가치가 적은 속칭「갈고등어」인 탓도 있으나 고등어가 귀할 때는 식탁에 오르던 작은 고등어조차 영락없이 사료나 미끼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매일오전6시부터 경매가 시작되는 부산 공동어시장의 넓은 매장은 온통 고등어 판이다.추석 사흘전이었던 지난달 23일 이곳에서 팔린 생선 1만9천2백30상자 가운데 고등어가 1만2천상자(62%)였을 정도다.이중 크기가 23㎝미만인 갈고등어가 1만상자나됐다. 그래서 대부분 상자에도 넣지 않은채 배위에서 무더기로 경매됐다.경락가도 낮을 수밖에 없다.
경락가는 보통 15㎏짜리 상자당 큰고등어(35㎝이상 23~25마리)가 4만~5만원,중간크기(30㎝안팎 35마리)가 2만~2만5천원인데 반해 작은 크기(26~27㎝ 50여마리)는 5천~7천원선,23㎝이하 갈고등어는 3천~4천원에 그 치고 있다.
중간상을 거친 가격은 대개 경락가의 두배 정도로 형성된다.작은 고등어는 주로 수집상들의 손을 거쳐 냉동된뒤 잘게 썰어져 넙치.방어등 양식 물고기 먹이가 되거나 꽃게잡이와 원양 참치잡이때 미끼로 쓰인다.
올들어 9월말까지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된 고등어는 공동어시장 전체 위판량의 70%를 차지하면서 아직 본격적인 가을 어획기를 남겨놓고 있는데도 연간 평균 어획량(20만가량)을 넘어섰다.93년부터 95년까지의 같은 기간에 비해 적게 는 2배에서많게는 3.2배 늘었다.
그러나 위판금액은 95년과 94년에 비해 각각 42.5%와 88% 증가에 그쳤다.
올해 위판량중 큰고등어가 0.0079%,중간크기가 1.5%에불과하고 값싼 작은 고등어가 전체의 98.5%를 차지했기 때문이다.95년엔 작은 고등어가 51.6%에 불과했다.
국립수산진흥원 연근해자원과 박종화(朴鍾和)연구사는 『올해처럼1~2년생의 작은 고등어가 많이 잡히기는 90년대들어 처음』이라며 『해황이 좋아 풍부해진 자원량이 남.서해어장으로 많이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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