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석곤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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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석곤(李錫坤.사진)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는 러시아 경찰이 최덕근(崔德根)영사 피살과 관련,북한측의 테러등 10가지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말하고 2일 현재 분명한 사실은 「우발적살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李총영사와의 일문일답.
-러시아 경찰의 현재 수사상황은.
『사인규명을 위해 이미 시체에 대한 일부부검을 마쳤다.서울에사는 딸과 사위등 가족이 도착하는 대로 전신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현장에서 채취한 지문과 혈흔.수거한 유류품등을 부검결과와종합,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빠르면 3일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지경찰은 살해 동기를 어떻게 추정하고 있나.
『단순강도.원한.이권.금전관계.북한측 사주에 의한 테러등 총10가지로 나눠 동기를 파악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우발적인 살인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다.현지경찰도「의도적 살인」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수사 진행상황을 아직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어 정확한 것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시체의 상태를 직접확인했나.
『확인했다.옆구리에 예리한 송곳 같은 것에 찔려서 생긴 붉은반점 두개가 있었고,두개골 뒷부분이 크게 손상돼 피를 많이 흘렸다.두개골 함몰이 둔기로 맞아서 생긴 것인지 아니면 건물 위에서 아래 쪽으로 떨어지면서 생긴 것인지 확실치 않다.시체는 3층 계단에서 발견됐지만 6층계단부터 핏방울이 떨어져 있었다.
』 -주민중 목격자가 있나.
『경찰에 신고한 3층 주민(러시아인)이 현장에서 1명이 달아나는 것을 얼핏 봤다는 얘기가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현관문 밖에서 러시아말을 주고받는 소리가 났다는 주민의 말로 보아 범인이 동양인은 아닌 것 같으며 한명이 아니라 2명 이상일 수도 있는 것 같다.』 -전에도 비슷한 한국인 피살사건이 있었다던데. 『지난해 12월21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업을 하던 강현철(30대)씨가 아파트 계단에서 피살된 사례가 있다.예리한 송곳같은 것으로 전신을 50여군데나 난자당했으며 지갑을 비롯한 소지품이 없어지지 않은 점등이 이번 사건과 매우 흡사 하다.당시에도 러시아 경찰은 10여 가지로 피살동기를 나눠 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용의자 검거에 실패했다.또 94년에는 하바로프스크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한국계 미국인 부부가 피살된 사례도 있다.
』 -평소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으로 협박이나 위협전화 같은 것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현지 공관의 조치상황은.
『현지 경찰에 철저한 수사와 정확한 진상규명,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또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러시아정부에도 사건발생 사실을 알리고 조속한 수사를 요청했다.』 블라디보스토크=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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