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 이광수 투항권유 육성방송-무장공비 수색 나흘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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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무장공비 잔당 7명을송됐으나 상태가 심해 오후1시40분쯤 아산재단강릉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다 30분만인 오후2시10분쯤숨졌다. 李중사의 시체는 아산재단강릉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군당국은 공중에서 내려오는 우리측 군인을 정확하게 머리를 맞춘 것으로 보아 칠성산 인근에서 교전을 벌이다 도주중인 무장공비들이 특수훈련을 받은 침투조인 것으로 추정.
…무장공비 잔당 7명을 추적하고 있는 군당국은 21일부터 생포한 공비 이광수(31)의 육성을 녹음,『동지들,자수하여 같이삽시다』는 내용의 선무방송을 해 잔당공비들의 투항을 권유.
특히 이광수는 『동지들.이제 동지들이 임무도 수행하지 못하고북으로 돌아간들 동지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처벌밖에 없습니다.그고통을 어떻게 견디겠습니까』고 물으며 간곡히 자수를 권유.
…무장공비 침투 수색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강릉시강동면 일대 도로및 야산에서 취재진이 휴대폰을 갖고 다니며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동료기자나 본사와 통화하는 일이 많자 안기부는 21일 휴대폰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안기부측은 휴대폰은 보안이 되지 않아 취재기자들이 통화를 통해 병력이동이나 작전상황등을 전달할 경우 북한측이 이를 감청해 은신해있는 무장공비들에게 곧바로 대응지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이유를 설명.
…무장공비 11명이 자살한 화비령 바로 밑에 위치해 무장공비잔당소탕을 위한 군작전이 한창인 강릉시강동면임곡리 마을이 긴장속에 점차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다.
21일 낮 이 마을은 군수색대의 막판 소탕작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어 쉴새없이 장병을 실은 수십대의 트럭이 산길을 따라 투입되고 있고,밤에도 몇발의 총성이 들리는등 긴장감이 감돌았지만주민 20여명은 아침 일찍부터 2천여평의 감자밭 에서 호미로 감자를 캐며 뒤늦은 수확으로 바쁜 모습.
…무장공비 침투사실이 밝혀진 18일 이후 군경에는 무려 90여건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나 대부분 허위신고로 확인된 가운데지난 16일 오후 잠수함 침투지역에서 3㎞ 남쪽의 강동면심곡리해안에서 생포 공비 이광수가 해안선을 촬영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주민이 나타나 경찰이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강릉시두산동에 사는 이동술(28)씨는 19일 오후 강릉시청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 『잠수함이 발견되기 이틀전인 지난 16일오후 동료 5명과 함께 잠수함 발견 지점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강동면심곡리 해안에 낚시를 갔다 30대 남 자 2명이 카메라로 해안선을 촬영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잠수함에서 말단 계급의 승조원으로 일한 이광수가 해안에서 정찰활동을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지만 진위여부 확인에 나섰다.
…전방 철책선에서는 아군 초병들과 북한군간에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놓고 설전(舌戰).설전은 북한이 무장공비를 침투시켜 놓고도 이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이 『국군장병들은 월북하라』는 권유와 현정부를 비난하는 대남 비방방송을 격렬히 하는데서 비롯됐다. 첫 설전은 20일 오후3시 강원도철원 중부전선에서 일어났다.대남 비방방송을 듣다못한 아군 초병들이 지척에 보이는 북한군들에 『잠수함을 동원해 무장공비를 침투시켜놓고 왜 대남비방을 하느냐』며 『대남비방을 중단하라』고 외쳤다.이러자 철책선너머 북한군들은 『미군 앞잡이들아,무슨 소리냐 이 죽일 놈들아』라며 아군 초병에게 욕설을 마구 퍼부었다.
이러한 설전은 21일 오전에도 이어졌다.북한군들이 대남방송을통해 『잠수함을 동원해 무장공비를 침투시켰다고 허위선전하는 한국군들이 미군의 지시에 놀아난다』고 비방했다.이에 우리 초병들이 『날조된 비방방송을 중단하라.무장공비를 침투 시켜 놓고 웬딴전이냐』고 항의하자 북한군들은 『개새끼들아.양키새끼들아.죽여버리겠다』는등 욕설을 늘어놓은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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