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탐방>A&C코오롱-수준높은 프로많은 문화.예술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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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삶의 질」이 특히 강조되는 요즘,물질적 풍족함만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이 바로 문화와 예술이 아닐까.
문화.예술 전문 케이블 A&C코오롱(채널37.대표 宋文秀)은수준높은 프로그램이 많은 채널이다.
지난해 12월 개국한 A&C코오롱에선 클래식.재즈.가요.미술.발레.재즈댄스.국악.연극.판소리등 국내외 거의 모든 문화예술장르들을 다룬다.
현재 40여명의 PD들이 자체 제작한 19개의 프로그램을 하루 17시간(오전9시~익일 오전2시)씩 매일 내보낸다.케이블 채널로선 자체제작률(38%)도 비교적 높은 편.
독특한 구성의 장수 프로그램들이 많은 게 이 채널의 특징이다. 예술의 창작과정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 『작품은 이렇게 만들어진다』(화 밤12시)가 대표적인 경우.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과정을 다룬 『암호명 여우사냥』(연출 김용제)은 케이블TV협회의 첫 우수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슈퍼마켓주인.회사원.가정주부.학생등 보통사람을 직접 문화예술의 현장에 참여시켜 화제가 된 『아무개씨의 문화발견』(연출 한지수.월 밤11시)은 PC통신(go AnC)등을 통한 출연신청이 끊이지 않는다.
가사를 음미할 수 있는 70년대의 서정적인 포크송과 민중가요등을 엄선해 들려주는 『포엠 콘서트,시처럼 노래처럼』(연출 전일우)은 지상파에선 보기 드문 차별화된 음악프로그램이다.
클래식을 제외한 모든 장르의 공연실황은 『공연무대』(목 밤12시)시간에 삭제.연출없이 소개된다.재즈붐 조성에 일조한 『재즈재즈』(목 밤10시),시중 여성문화센터에 재즈댄스 강좌 개설붐을 일으킨 『전미례의 재즈댄스』(월 오전10시2 0분)등도 인기다. 그러나 대중과 문화예술간의 거리를 좁혀온 A&C코오롱이 10월 개편부터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편성방침을 「순수예술과 전통문화 중심에서 쉽고 재미있는 방향으로」 수정키로 한 것은 몹시 유감이다.박동진.안숙선.성창순등 판소리 기능보 유자들과 함께 제작한 완창 『판소리 한마당』,일반인을 위한 레슨 프로그램인 『A&C문화센터』『민화이야기』『맥』등이 폐지될 처지에 놓인 것.
A&C코오롱은 지상파에서 다룰 수 없는 실험적인 전위예술이나예술영화등에도 관심을 기울여 점증하는 시청자의 문화.예술욕구에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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