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비운의 천재 시인 이언진(1740~1766)의 친필서첩을 수록하고 해설을 담은 『우상잉복-천재시인 이언진의 글향기』(강순애 외 지음, 아세아문화사, 180쪽, 1만8000원)가 나왔다. ‘우상(虞裳)’은 이언진의 호이고 ‘잉복(剩馥)’은 귀한 글을 의미한다. 위창 오세창(1864~1953)이 이언진의 필첩에 이름을 붙여 소장했던 자료로 지난해에야 그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다. 역관의 신분이었던 이언진은 시문과 서예에 능했다. 통역관으로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재능을 인정 받았고, 연암 박지원(1737~1805)은 그의 천재성을 기리는 전기를 짓기도 했다.
◆헤겔 논리학과 기독교 신학을 비판적 사회이론 안으로 끌어들인 『존재와 가상』(미하일 토이니센 지음, 나종석 옮김, 용의숲, 574쪽, 3만3000원)이 출간됐다. 헤겔 이후 그와 대결한 가장 중요한 두 사상가인 키에르케고르와 마르크스, 두 사상의 ‘혁명적 격렬’을 극복하려는 철학적 시도다. 헤겔 『논리학』에 담긴 의사소통적 자유 이념을 토대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난해한 저작인 헤겔 『논리학』에 대한 수준 높은 입문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