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크] '5대 과열 업종' 해당업계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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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철강▶자동차▶시멘트▶알루미늄▶ 부동산을 '5대 과열 업종'으로 분류하자 국내기업들이 불똥이 튈까 긴장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자동차 업계는 중국 투자를 더 하려고 준비 중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은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작심하고 지목한 업종. 溫총리는 장쑤(江蘇)성의 톄번(鐵本)철강의 과잉 투자를 직접 거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생산법인의 증설 밑그림을 그려 놓았던 포스코는 "상황을 지켜본 후 투자 문제를 풀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철강은 지난해 수출 물량의 40%를 중국으로 보내 중국의 철강 내수가 줄어들면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철강 경기가 워낙 좋아 물건이 없어 못 파는 상황인 만큼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지만 사업계획은 손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중국 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딜러(영업망)를 대거 확충하려 했던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지판매 전략을 다듬을 것"이라며 "현지법인의 의견을 들어 판매목표(15만대)를 낮출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에서 대부분의 차량을 할부로 판매하고 있어 금융기관의 대출 축소는 영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지 않고 수출도 안 하는 시멘트업체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현지에 부동산개발을 하고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도 걱정이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5000여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SR개발은 중국 내 현지 금융기관에서 자금조달을 할 경우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랴오닝성에서 항만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우건설은 중국 정부 측과 투자 분담을 논의 중이다.

한편 알루미늄괴를 전량 수입해 압연제품 등을 만드는 국내 알루미늄 업체들은 중국산 알루미늄괴의 수입의존도가 10%에 불과해 중국업체의 공급이 줄어도 큰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고윤희.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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