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몰입 유학- 필리핀이 뜬다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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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대중화 바람을 타고 필리핀이 각광받고 있다. 올 여름 미국·캐나다 호주 등의 전통적인 유학의 요충지들이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필리핀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한 달 전에 모집을 마감하는 등 기현상을 보였다. 필리핀 유학 열풍, 그 속내를 살펴보자.

비용은 절반 효과는 두 배

대부분의 북미 국가 유학은 일년에 5000만원 이상 들어간다. 최근 들어 환율까지 높아져 부담은 더욱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예전과 달리 1~2년간의 유학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필리핀 유학비용은 1년에 2000만~3000만원으로 미국 유학의 절반 수준. 더구나 학교수업 후 하루 3시간 정도의 영어수업을 강의 방식으로 진행하는 북미 유학에 비해, 필리핀은 하루에 5시간 정도 1:1 및 소규모 그룹 수업으로 진행돼 영어환경에의 노출시간이 훨씬 길다. 하루 9시간 30분 동안 1:1 및 1:4 집중수업 방식으로 진행되는 페르마의 영어몰입교육이 강남 엄마들 사이에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첫 아이를 캐나다로 유학 보냈던 이민경(가명·43·대치동)씨는 둘째 민영이를 필리핀으로 유학 보냈다. 그는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첫 아이와 달리 영어 기초가 약했던 민영이는 필리핀 9개월 유학 이후 강남의 영어전문학원 국제중 대비반에 입학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활짝 웃었다.

북미 유학, 직행보다는 경유가 안전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업 성적에 관계 없이 미국이나 캐나다 유학을 선호한다. 미국이나 캐나다는 유학 첫날부터 학교수업이 진행되고, 학교수업을 제대로 소화해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초가 약한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과제물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할 뿐 아니라 토론 수업에서도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유학 생활의 대부분을 벙어리로 지내면서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된다.

학생이 현지학교 수업을 소화할 준비가 안돼 있다면 필리핀에서 쓰고 말하는 훈련을 충분히 받은 후 북미로 유학 보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서초동에 사는 한정혜(가명·39)씨는 지난해 유학 경험이 없던 초등 5학년 아들을 필리핀으로 유학 보냈다. 그는 “9개월 동안 필리핀에서 영어몰입교육을 받은 후 미국 동부로 유학을 보냈다”며 “현재 학교성적도 우수하고 잘 적응하는 등 성공적인 유학을 하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페르마 박진용 해외사업본부장은 “영어 기초가 부족한 학생이라면 필리핀에서 6개월이나 1년 정도 영어몰입 유학을 마친 후 미국이나 캐나다로 연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말하기, 쓰기가 약한 영어 우등생

학교 영어시험 및 학원에서 항상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학생이라도 영어 전문학원 평가나 TOEFL 시험점수가 형편 없는 경우가 있다. 학원에서 듣기와 읽기 중심으로 공부했던 아이들은 말하기와 쓰기 평가에는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대치동에 사는 한 학생은 학교시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은 영어 우등생이었지만 유명 어학원의 입학시험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며 “이후 필리핀 유학을 통해 부족했던 말하기와 쓰기를 집중적으로 준비해 유학 전 SLEP 62점으로 탈락했던 어학원의 입학 테스트에서 1등을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최근 필리핀 몰입형 유학 프로그램은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TOEFL 고득점 과정 등 특별과정을 운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싼 게 비지떡, 꼼꼼하게 골라야

필리핀 유학이 뜨면서 검증되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난 여름방학 때 진행된 일부 캠프 프로그램의 경우 광고내용과 달리 부실운영돼 환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부촌인 마닐라나 알라방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강사들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므로 학력이나 지도 경력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또한 필리핀 특유의 영어 발음이 있으므로, 미국 원어민의 발음교정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너무 싼 프로그램은 내용을 꼼꼼히 살펴 보고, 이미 참가했던 학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떤 지역, 어떤 프로그램을 고르느냐는 유학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자녀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다음 걸맞은 유학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한다. 첫 유학이고 유명 어학원의 상급반 입학이 목표라면 필리핀 유학이 적합하다. 비용대비 효과를 중시하는 실속 유학이 늘어날수록 필리핀 유학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사진제공= 페르마 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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