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 유통마진 너무 높아-국산제품의 5배 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수입원가 1만2천원(세금 포함)짜리 청바지의 국내 소비자가격은 9만5천원.한 세트에 10만7천원에 들여온 스키 부츠는 49만원.원가 96만6천원인 수입 냉장고(6백21ℓ)의 시판가는2백69만원.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지난 3~5월 서울.부산지역 9개 백화점을대상으로 주요 수입품 24개 품목,84개 제품의 유통마진을 조사한 결과 마진율이 평균 2백9%로 나타났다.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원가의 3배이상 값에 팔리고 있 는 셈이다.
같은 종류의 국산품 마진은 평균 40.4%로 수입품의 5분의1에도 못미쳤다.소비자들이 똑같이 원가 1만원짜리 제품을▶국산은 1만4천원에 사면서▶수입품은 3만1천원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수입상품의 유통마진이 국산에 비해 12.8배나 높은 것(화장비누)도 있었다.수입원가에는 물건값과 운임.보험료,그리고 통관 관련 각종 세금(관세.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교육세등)이 포함돼 있다.
평균 마진율은 청바지가 3백73%로 가장 높았다.리바이스.말버러클래식.디젤인더스트리등 유명 수입청바지의 수입원가는 1만2천~4만6천원이었으나 국내 판매가격은 9만5천~15만5천원으로조사됐다.
다음은 화장비누.아동복의 순으로 이들 3개 품목은 마진율이 각각 3백%를 웃돌았다.1백%를 밑도는 것은 승용차(59%)뿐이었다. ▶골프채.TV등 9개 품목은 마진율이 1백~2백%이었고▶화장품등 11개는 2백~3백% 수준이었다.특히 수입 TV.
냉장고.화장품.여성정장등은 유통마진이 지난해 조사때보다 커져 지난해 도입한 병행수입제(국내업체의 독점 수입권을 폐지한 것)가 가격안정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냉장고.
TV.진공청소기등 10개 품목의 경우 수입품 유통마진율이 지난해 1백49.5%에서 올해는 1백56.5%로 커졌다.
유통단계별로는 수입업체가 전체 마진의 57.4%를 챙기고▶도매상이 6.7%▶소매상이 35.9%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보원의 신무수(申茂樹)거래개선국장은 『가능하면 품질이 비슷한 품목을 조사했다』며 『수입품 유통마진이 이처럼 큰 이유는 소비자들의 외제 선호경향과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독점 수입업체의 횡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재정경제원과 소보 원은 이에 따라 유통마진이 높은 수입품을 중심으로 지난해 도입한 병행수입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는 한편 대형 할인매장 확충등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수입업체끼리의 가격 경쟁을 촉진키로 했다.
정경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