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늘려라” 메시지 전할 18일 MB-재계 총수 회동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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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호 17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 정국이 시작되는 9월 셋째 주의 메인 이벤트는 18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2차 민관 합동회의’다. 재계 지도급 인사들이 총집결하는 이날 모임은 올 하반기 정·재계 기상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수영 경총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투자를 강화해 달라”는 짧고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를 관통했던 촛불 정국의 터널에서 벗어난 이 대통령이 이제는 경제 살리기에 올인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9개월째 줄기차게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쳐왔다. 하지만 재계의 반응에는 불만이 가득 찬 표정이다. 8·15 특별사면 등 여론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와주고 있는데 도통 메아리가 없다는 것이다.

재계도 할 말이 많은 모습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신규 투자와 채용을 꾸준히 늘려 왔는데 뭘 더 하란 말이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조석래 회장도 2일 한나라당과의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투자가 미흡하다고들 하는데 올 상반기 600개 기업의 투자액은 총 45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7%나 늘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일부 기업인은 “지금은 가시적인 규제 개혁이 시급한 때”라며 역공을 펼쳐 한나라당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경제가 어려운데 재계만 요지부동”이라고 비난하고, 재계는 “정부가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해 준 게 뭐가 있느냐”며 맞받는 형국이다. 이날 회동이 10일로 예정됐다가 추석 이후로 미뤄진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관심의 초점은 자연스레 이 대통령의 설득 여부에 쏠리고 있다. 청계천 주변 상인들을 설득해 냈듯이 어떻게 하면 재계 총수들로 하여금 닫힌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 것이냐다. ‘경제 대통령’을 내걸고 당선된 이 대통령으로서는 재계의 화답이 절실하지만 인식의 간극은 결코 작지 않다. 이번 회동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연내에 이런 자리가 또 마련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대통령의 구애는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인가.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주
●17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 ●17일 ‘지방행정체제의 대안적 개편 방안’ 국회 토론회 ●18·19일 국회 국방·국토해양·지경위 예결, 기금심사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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