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미군기지 폭탄테러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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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고가 난 다란 공군기지에 근무하는 윌리엄 사인(39) 미공군 상사는 사무실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순간 『꽝』하는폭발음을 듣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며 사고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회고했다.
허벅지와 얼굴.팔을 다쳐 다란의 킹파드 병원으로 후송된 그는『곧바로 조명이 꺼졌고 빌딩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폭발이 있은지 몇분 뒤 놀란 행인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는데 한 생존자는 『세상의 종말이 닥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근을 지나다 사건을 목격했다는 사우디아라비아 청년 왈리드(22)는 『인근에 수백명의 행인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저마다 비명을 지르거나 주저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보안당국은 26일 미 공군기지 폭탄 테러사건의 범인들을 잡기 위해 2백60만달러(약 20억5천만원)의거액 현상금을 내걸었다고 사우디 텔레비전 방송이 보도.
…이번 테러에 대해 프랑스.영국.러시아.이집트.팔레스타인 등각국의 비난과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사고현장을 방문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26일 백악관측이 밝혔다.
마이클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 프랑스 리옹 서방선진7개국(G7)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 클린턴대통령이 아직까지 일정을 바꾸지는 않았으나 다란 공군기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우디를 방문하는 것을 배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미 공군기지 차량폭발사고 목격자들은 연료 운반트럭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미국인등 외국인거주지역의 8층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으며 트럭운전자들은 폭발 직후 도주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또 인근건물들도 큰 피해를 보았으나 매몰된 희생자가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보안군은 사고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철저히통제했다.
…관측통들은 이번 사고가 지난해 11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미군등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차량폭탄테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 공개처형된 범인들은 처형전 미군시설에 대한 추가공격을 계획중이었다고 밝혔으며,이들의 처형 직후 사우디 주재 미군들과 미국시설들을 공격하겠다는 사우디 지하 과격분자들의 보복위협이 끊이지 않았다.
[리야드.워싱턴.파리=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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