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대우조선해양 새 주인 찾기 막 오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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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 17면

대우조선해양의 예비입찰이 9일 마감된다. 지난달 27일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포스코·GS·현대중공업·한화의 건곤일척 승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네 기업은 9일까지 인수 희망 가격과 함께 자금조달 및 경영 계획 등을 제출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산 규모는 8조7000억원. 재계 순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만한 덩치다. 입찰에 참여한 네 곳의 재계 순위(자산 기준)는 포스코(6위)·GS(7위)·현대중(8위)·한화(12위) 순이다. 포스코가 인수하면 롯데를 밀어내고 5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GS나 현대중이 거머쥘 경우엔 포스코를 밀어내고 6위에 올라선다. 한화로선 9위로 뛰어오르면서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다. 네 곳 모두 한 치도 물러서기 힘든 이유다.

인수합병(M&A) 싸움의 관건은 인수 의지와 자금 동원력이다. 인수 의지가 확고할수록, 자금이 풍부할수록 세게 베팅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몸값은 최대 9조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수 의지만 놓고 보면 오너가 팔을 걷어붙인 한화와 GS의 우세가 점쳐진다. 허창수 GS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총력전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비해 포스코는 이사회에서 경영진에 전권을 부여했다지만 아무래도 행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현대중은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의 정치 행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측면에서 인수 열의가 떨어질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자금력에선 거꾸로 현대중과 포스코가 앞선다. 굿모닝신한증권이 현금 보유액을 조사한 결과 현대중이 7조3000억원으로 1위다. 이어 포스코(3조5000억원)·한화(2조6000억원)·GS(1조5000억원) 순이다. 한화와 GS로선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상대적으로 공을 많이 들여야 할 상황이다.

네 기업 모두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시너지 효과를 냄으로써 새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모두 그럴듯한 명분을 내걸고 인수전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M&A는 약이 되기는커녕 독이 될 수도 있다. 요즘 두산과 금호아시아나가 M&A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미래 시장을 정확하게 내다보고, 스스로의 능력을 제대로 가늠해 M&A에 임해야 한다. 진정한 승자는 M&A를 성사시킨 기업이 아니라 가장 적절한 가격을 산정한 기업이다. 그래야 이번에 지더라도 다음에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번 주
●10일 국가균형발전위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발표 ●11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회의 ●12일 미국 8월 소매판매액·생산자물가지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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