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도 삶도 몸에서 시작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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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피나 바우쉬 이후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현대무용 안무가로 꼽히는 자샤 발츠(40).

그가 29일~5월 2일 LG아트센터에서 '육체'를 올린다. 불과 서른여섯살 때 독일 실험극의 산실인 베를린 샤우비네 극장의 예술감독으로 뽑힌 실력파다. 27일 7년 만에 방한한 그를 만났다.

-'육체'는 3부작인데.

"역사와 과학을 배경으로 인간의 몸을 탐구한 '육체', 죽음 이후 육체에 나타나는 변화, 즉 영혼의 문제를 다룬 '노 보디(No Body)', 아담과 이브의 얘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몸의 근원을 찾아가는 'S'의 3부작이다. 이번에 공연하는 '육체'는 그 첫 작품이다."

-왜 몸인가.

"아들을 낳고서 인간의 신체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육체는 내가 평생 이끌고 가야 할 주제다. 육체는 춤의 출발점이자 삶의 출발점이다."

-'육체'에선 무엇을 표현하고 있나.

"가해자였던 독일과 피해자였던 유대인에 관한 역사, 공간과 신체의 관계, 인간 육체의 한계, 그리고 육체의 시스템을 얘기한다."

-피나 바우쉬에 종종 비교되는데.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스타일을 이어받진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포스트 모더니즘에 더 영향받았다. 내 안무는 바우쉬보다 표현이 자유롭고, 움직임도 훨씬 공격적이다."

-작품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 지향점은.

"내가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물음들이다. 작품은 이에 관한 대화다. 무용수나 관객들과 물음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나누고 싶다. 공연을 보고 단지 즐거워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관객은 그들의 방식으로 생각하길 바란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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