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다 총리, 전격 사임 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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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1일 전격 사임했다.

후쿠다 총리는 이날 밤 9시 30분 총리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자민당의 새로운 총재와 총리 체제로 이달 12일로 예정된 임시국회에 임할 수 있도록 총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후쿠다 총리는 이로써 전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지난해 9월 26일 취임한 뒤 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총리직을 물러나게 됐다. 후쿠다 총리는 "지난해 참의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 과반수 이하 의석 상황에서 총리에 취임했다"며 "야당이 협력하지 않는 상황에서 연금기록문제와 방위성 불상사 등 적재한 문제에 계속 직면,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도로재원의 일반재원화와 사회보장제도의 발본적인 재고 등 국민생활에 필요한 정책들을 과제로 다뤘고 휘발유와 식량 등 가격급등에 직면하면서도 체제를 정비하려고 노력했다"며 "그러나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정책협의에 대응하지 않고 심리를 거부하면서 제대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야당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총리는 "임시국회를 앞둔 지금 상황에서 내 후임자가 일을 맡아 정책 실현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금이 국회와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장 적은 적기"라고 강조했다. 후쿠다 총리는 지난달 1일 대폭적인 당정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후쿠다 총리는 이날 방재의 날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정을 예정대로 수행한 뒤 저녁 아소 다로(麻生太郞) 간사장,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관방장관과 면담을 갖고 사임 의사를 전하고 향후 대책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자민당 총재이자 총리에는 아소 간사장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아베 전 총리와 똑같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비난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olive@joongang.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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